“인터넷도, 통화도 안 터지고…. 이게 통신 박람회라니.”지난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 세계 최대 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에서 기업 참가자가 한 말이다. 다른 참가자도 매일같이 “통신이 안 된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글로벌 2800여 개 통신업체가 모인 ‘통신 대잔치’에서 정작 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게 이유였다.
실제로 행사장에선 휴대폰 신호가 자주 끊겼다. 기조연설을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했지만 1분 이상 송출이 늦어졌다. 업체에서 가져온 휴머노이드가 통신 문제 때문에 작동하지 않아 시연을 미루는 해프닝도 잦았다. 개막일 전날 막바지 부스 정비를 위해 미리 모인 기업들이 부랴부랴 와이파이 공유기를 구해와 설치한 이유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아니라 직접 비용을 내고 행사에 참가한 개별 기업이 행사 인프라를 책임지게 된 셈이다.
하루 10만여 명이 모일 정도로 붐비긴 했다. 하지만 MWC는 세계 최대 통신 박람회다. 이 정도는 감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기에 주최자 GSMA는 이 행사를 통해 부스 계약, 행사 진행, 공간 대여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였다. GSMA가 단순 부스 계약 비용만으로 나흘간 벌어들인 수익은 2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부스 설치, 목공, 전력 사용, 미팅룸 대여 등은 기업이 별도로 부담했다.
특히 올해엔 비용이 더 올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증언이다. 국내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6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회의실 하나를 반나절 빌리는 데 1000만원 이상을 청구했다”며 “이마저도 회의실 내부에서 통신 신호가 잡히지 않아 와이파이를 직접 설치해야 했다”고 말했다.
통신 시설만 부족한 게 아니었다. 부스를 빼곡하게 채워 넣느라 정작 행사장엔 관람객과 기업 관계자의 공간이 없었다. 국내 통신 3사 행사 관계자들이 홀과 홀 사이 마련된 통로에 앉아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 보일 정도였다. 관람객이 커피를 즐길 공간조차 없었다. 한 국내 기업이 GSMA에 “앉을 수 있는 의자라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자 “돈을 내고 회의실을 빌려 쉬면 될 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부족한 인프라와 ‘배짱 장사’에도 기업들은 MWC를 보이콧하지 못한다. 세계 주요 사업자와의 계약 기회가 이곳에 있어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매년 비용이 높아지고 진행이 부실해져도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기회여서 어쩔 수 없이 참가한다”며 “세계에서 K붐이 불고 있는데, 이런 행사가 먼 외국이 아니라 가깝고 소통이 쉬운 한국에서도 생겨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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