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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종속 끝났다"…브랜드 자사몰의 반격

입력 2026-03-09 17:23   수정 2026-03-10 00:34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성장 신화’가 저물면서 개별 브랜드들이 독자적인 생존 전략으로 자사몰(D2C·소비자 직접 판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대형 플랫폼에 입점해 낙수효과를 누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높은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이 과정에서 물류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지원하는 e커머스 솔루션 기업의 역할이 커지며 시장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매일배송’ 시스템 속속 도입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브랜드 사이에서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몰을 강화하는 D2C 전략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플랫폼 간 과도한 할인 경쟁과 개인정보 관리 문제, 그리고 매출의 25~30%에 달하는 수수료 부담이 브랜드들의 ‘탈(脫) 플랫폼’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사몰은 대형 플랫폼에 비해 배송 속도가 느리고 운영 효율이 떨어진다는 고질적인 약점이 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카페24와 같은 솔루션 기업은 기술 기반의 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카페24가 제공하는 ‘매일배송’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사업자가 제휴 물류사에 상품을 입고하면 주문 발생 시 365일 쉬는 날 없이 상품을 출고하는 풀필먼트(통합 물류 관리) 서비스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2월 설 연휴와 3월 삼일절 연휴 기간 매일배송을 이용한 쇼핑몰의 구매 전환율은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은 곳보다 33% 높았다. 이용 사업자의 85.1%가 주문부터 출고까지 걸리는 리드타임 단축에 성공했으며 신규 회원 수는 평균 59.6%, 총주문량은 34.2% 증가했다.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소규모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월 방문자 1000명 미만의 초기 쇼핑몰은 매일배송 도입 후 구매 전환율이 1.48%에서 2.99%로 두 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AI 기술로 서비스 정교화
배송 인프라가 하드웨어라면 AI 기술은 자사몰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전문 개발 인력이 없는 사업자도 최신 기능을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앱 마켓 ‘카페24 스토어’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6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인 2024년 408억원 대비 66% 증가한 수치다. 스토어에 등록된 앱 중 약 20%는 AI 기술이 접목돼 상품 추천, 고객 관계 관리(CRM), 마케팅 자동화 등을 돕는다.

예컨대 한 커머스 기업은 AI 기반 마케팅 자동화 앱을 도입해 고객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재방문율을 크게 높였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소비자의 배송 눈높이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기술 기반의 물류 생태계를 고도화해 자사몰의 경쟁력을 플랫폼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가이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D2C 시장 규모는 2024년 449억달러에서 2032년 115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대형 플랫폼이 시장을 독식하던 시대가 저물고, 브랜드가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브랜드 하우스’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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