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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본질은 감사·세무…정상 탈환할 것"

입력 2026-03-09 17:30   수정 2026-03-10 00:31

마켓인사이트 3월 9일 오후 3시 3분

“지난 몇 년간 종합 컨설팅펌이라는 화려한 겉모습에 매몰돼 업(業)의 본질인 감사와 세무라는 뿌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길기완 한국딜로이트그룹 차기 총괄대표(사진)는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계법인의 존재 가치는 컨설팅펌이나 투자은행(IB)과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한국딜로이트그룹의 경영자문부문 대표인 길 대표는 오는 6월부터 그룹의 지휘봉을 잡는다.

그는 현재 딜로이트의 상황을 ‘쉼 없이 경작한 인삼밭’에 비유했다. “인삼을 4년간 키우면 땅의 기운이 소진돼 반드시 2년은 휴경해야 좋은 삼을 다시 얻을 수 있다”며 “한동안 성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후배들에게 황무지를 남겨주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딜로이트안진이 선두권 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주어진 임기 4년 동안 내실을 다져 정상의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게 길 대표의 구상이다. 그는 ‘레노베이션-레볼루션-레짐’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우선 조직을 정비하고(레노베이션), 이를 바탕으로 시장의 판을 뒤엎는 혁신을 이뤄(레볼루션), 다시 딜로이트가 시장의 기준이 되는 체제(레짐)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경영 전략의 핵심은 ‘양대 축’이다. 회계감사와 세무자문 분야를 공고히 해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이를 동력으로 경영자문과 컨설팅이라는 ‘성장 엔진’을 고도화하는 것이 골자다. 길 대표는 “회계법인의 근본인 신뢰가 흔들리면 그 위의 성장은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을 위기이자 기회로 봤다. 길 대표는 “시장이 평탄한 시기라면 앞서가는 경쟁사와의 간격을 좁히기 어렵겠지만, AI가 가져온 격변기는 우리에게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봤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글로벌 감사 플랫폼 ‘옴니아’에 AI를 통합하고, 자금 사고 탐지나 실사 업무에 AI 어시스턴트를 도입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해 한국딜로이트 역시 서비스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길 대표는 “임기 동안 사심 없이 헌신해 후배들이 다시 시장 최상단에 설 수 있는 기반을 완성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글=최석철/사진= 이솔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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