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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동발 3高 복합위기…유류세 인하 등 비상책 총동원해야

입력 2026-03-09 17:25   수정 2026-03-10 00:13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열흘째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거센 충격파가 일고 있다. 국제 유가는 9일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뚫었고, 원자재·곡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1490원을 넘어 1500원에 근접했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024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연 3.42%를 기록했다. ‘3高(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복합 위기’ 공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중동전쟁 여파는 단순히 기름값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의 연쇄 균열이 불가피하다. 석유화학 제품 주원료인 나프타는 물론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가스, 비료 원료인 질소와 유황까지 주요 산업의 기초 원자재 상당수가 중동 지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이다. 에너지와 원자재 빈국인 한국에는 생존이 달린 문제다.

가장 걱정되는 건 전쟁의 장기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핵 위협이 사라지면 유가는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며 “(지금의 유가 상승은)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지급해야 할 아주 작은 대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초 ‘4주 안팎’으로 공언한 이번 전쟁의 시한이 흐려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란 내 후계구도 재편 등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전쟁의 시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점검회의도 이런 위기감이 반영됐다. 이 대통령은 “향후 전개 양상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한 각오로 선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도의 신속한 도입을 지시했다.

지금은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등 모든 비상대책을 총동원해야 할 때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유류세의 인하는 관련 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즉시 시행할 수 있다. 망설일 여유가 없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과 침체 속에 간신히 살려낸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뜨려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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