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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 공급 끊길라…업체들, 재고 2배 쌓아두고 '버티기 모드'

입력 2026-03-09 17:32   수정 2026-03-10 00:44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고육책까지 동원해 원료 재고를 2주에서 4주로 늘렸다. 하지만 4월 초까지 수입 물량이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버티기 모드’도 한계에 다다라 가동을 중단하는 공장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정부와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NCC 업체는 최근 가동률을 낮춰 평균 나프타 재고를 약 4주 치로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저율 가동에 나서면서 2주 분량이던 평균 재고가 한 달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최근 고객사에 ‘포스 마주르’(force majeure·불가항력 사유로 계약 이행 불가)를 선언한 여천NCC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LG화학, 대한유화, GS칼텍스 등 주요 NCC 업체가 가동률을 일제히 낮췄다. 이들 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기존 약 80%에서 65%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65%는 최저 가동률에 근접한 수준이다.

업체별로는 GS칼텍스 여수 NCC가 2월 말 가동률을 83%에서 60%로, 여천NCC는 90%에서 68%로 조정했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은 80%에서 70%로, 대한유화 울산 공장은 80%에서 75% 수준으로 가동률을 낮췄다. LG화학도 대산 공장은 69%에서 54%로, 여수 공장은 64%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하면 4주 치까지 확보한 재고마저 소진돼 4월 초부터 일부 NCC 공장이 셧다운(가동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가동률을 낮춰 시간을 벌고 있지만 수입 차질이 길어지면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보통 1년 단위로 맺는 기존 계약 물량은 유지하고, 남는 제품을 초단기로 거래하는 현물 거래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고 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 물량 공급이 늦어질수록 계약 이행 부담이 커져 불가항력으로 인한 계약 이행 불가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산업통상부 등 정부는 미국 인도를 비롯해 중동 이외 지역에서 나프타를 확보하는 방안과 국내 정유사에 나프타 생산을 늘려 달라고 요청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의 석유화학 업체도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서며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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