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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투트랙 전략'…민생은 타협 않고, 사법개혁은 완급조절

입력 2026-03-09 17:39   수정 2026-03-09 20:08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사법개혁과 관련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집권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 없다”(지난 7일)며 여당 내 검찰개혁 강경파를 겨냥한 데 이어 재차 ‘개혁 완급론’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겨눈 부동산 정책이나 설탕·교복을 비롯한 생활 밀접 품목 담합, 휘발유 가격 인상 등 민생 분야에서 ‘강공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차이가 난다는 평가다.
◇ 재차 완급 조절 나선 李
이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개혁은 외과시술적 교정이 유용할 때가 많다”며 “공직사회에 문제가 많다지만 구성원 모두의 문제는 아니다”고 썼다. 이 대통령 글은 한 지지자가 지난해 5월 대법원의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결정을 두고 “조희대가 아닌 법원 전체가 유력 대권후보를 낙마시키려고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답변 형식으로 올라왔다. ‘조희대 사법부 전체가 문제’라는 지지자의 주장에 이 대통령이 직접 “전부 문제인 건 아니다”라고 진정시킨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검찰이 기소할 때마다 결국 법원이 법과 양심에 따라 무죄 판결할 것으로 믿었고 지금도 믿는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9월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례를 언급하며 “영장판사가 정권과 대법원의 압박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영장판사의 용기 있는 판결로 구속영장은 기각돼 기사회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사법 부정은 법원 전체가 아니라 일부의 문제”라며 “문제를 제거하고 문제 인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되 무관한 다수 구성원이 의욕을 잃거나 상처를 입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거론한 ‘문제 인사’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지칭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청래 당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사퇴를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검찰개혁 후퇴’를 주장하며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 정부안에 반발하는 당내 강경파를 겨눈 듯한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나의 의견만 진리이자 정의이고, 너의 의견은 불의이고 거짓이라는 태도는 극한적 대립과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강경파 주도’ 개혁 경계
검찰·사법개혁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잇단 메시지는 “개혁 대상과 강도를 수위 조절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특히 정 대표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입법권은 당에 있다”며 검찰개혁 강경파에 힘을 실어준 다음날 재차 완급 조절을 주문했다는 점에서 더 분명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당내 강경파는 검찰개혁 정부안보다 중수청 권한을 줄이고, 공소청에도 보완수사권을 주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사의 모든 권력을 완전히 빼앗는 방식으로 해두면 나중에 책임은 어떻게 질 건가”라며 제한적인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인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개혁 작업뿐만 아니라 국정 운영 전반의 원칙을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강경파에 이끌리는 과격한 개혁 작업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것을 경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의 거부감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개혁을 한 방에 혁명적으로 하는 게 어디 있냐”며 “작은 것을 손발이 안 보일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치열하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당·청 의견 대립으로 비칠 수 있는 사안을 놓고 이 대통령이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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