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는 9일 일라이 릴리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 및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릴리는 올해부터 5년간 총 5억달러 규모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양측은 공동 실무협의체를 운영하며 글로벌 임상시험 확대와 바이오 혁신 생태계 강화를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 사업 중 하나는 글로벌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팅(육성) 플랫폼인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Lilly Gateway Labs)’ 구축이다.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는 초기 바이오 스타트업에 연구 공간과 장비, 멘토링, 투자 네트워크 등을 제공해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 보스턴, 샌디에이고, 사우스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협력 단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일라이릴리 발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게이트웨이 랩스 입주 기업은 총 2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 50개 이상의 치료제와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패트릭 존슨 릴리 인터내셔널 사업 총괄 대표는 “이번 협력이 한국을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키고 혁신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최근 수년간 국내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임상 연구 투자 규모는 2024년 1조369억원으로 2020년(5962억원) 대비 약 74% 증가했다. 지난 3일 로슈는 내년부터 5년간 약 7100억원을 투자해 다빈도·난치성 질환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국내에서 수행하고 국내 바이오기업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한 대형 의료기관 네트워크와 빠른 환자 모집 속도, 표준화된 데이터 관리 체계 등이 글로벌 제약사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협력 방식도 임상시험 수행뿐 아니라 초기 바이오벤처 발굴과 공동 R&D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바이오기업 및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유망 파이프라인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며 “이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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