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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란 전쟁 끝나도…" 역대급 '롤러코스터' 증시에 경고 [분석+]

입력 2026-03-10 06:30   수정 2026-03-10 07:03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며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증권가에선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단기적으로 증시의 급반등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직전일 대비 5.96% 내린 5251.87에 장을 마쳤다. 전날 장 초반 코스피200선물지수가 급락하면서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 만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됐고, 오전 한때 지수가 전장 대비 8% 이상 하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20분간 매매 중단)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도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 만에 발동된 것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한 달 내 2번 발동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고용시장 악화 소식에 이어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이 지수 급락 요인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날 국제유가는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금융시장의 긴장감을 높였다.

중동의 지정학적 상황에 따라 코스피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4일 역대 최대 낙폭·하락률(698.37포인트·12.06%)을 보인 뒤 하루 만에 반등해 5일 역대 최대 상승폭(490.36포인트)을 기록했다. 이후 6일 강보합으로 마감하며 변동성이 잦아드는 모양새였지만, 이날 다시 '패닉셀'(공포매도)이 나왔다.

공포지수도 급등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 14.51% 급등해 71.82를 기록하며 다시 70대로 올랐다.

특히 코스피가 10% 넘게 급락한 지난 4일에는 VKOSPI가 80.37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대 VKOSPI 최고치는 2008년 10월29일 기록한 89.3이다.

유가 급등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자극되면서 환율도 치솟았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 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일 종가 대비 19원10전 오른 1495원50전까지 상승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원50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미 관세 충격으로 환율이 크게 오른 지난해 4월 9일(1484원10전) 종가를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가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에 차질을 일으키면서 기업들의 에너지 대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제조설비 생산원가 부담과 수요심리 둔화 우려도 투자심리 위축을 부추기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당장 오늘 전쟁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걸프국들의 원유 생산 인프라 완전 복구에는 최소 2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미국-이란 사태가 장기화돼 중동 내 여러 에너지 시설에 대한 피해가 확산될 경우 유가 상단은 배럴당 150달러까지 열려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28일 이란 무력 충돌 발생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원유·천연가스 등 공급 불안정성이라는 공포심리가 확산 중"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원유·천연가스, 석유제품의 공급 차질이 가져올 연쇄효과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증시 단기 급반등을 뜻하는 'V자 반등'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불확실성을 확정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증시가 급락했던 사례에서 'V자 반등'은 드물고 대부분 두 번째 바닥이 더 낮은 'W자'를 나타냈다"며 "'최악의 공포'가 시장을 덮칠 때가 증시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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