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명가’ 와이바이오로직스에서 연구개발(R&D)을 총괄하고 있는 박범찬 부사장(사진)은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플랫폼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와이바이오로직스 ‘변신’의 한 축은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을 위한 pH 감응 항체다. pH 감응 항체는 중성에 가까운 정상조직에서는 표적과 거의 결합하지 않고, 산성을 띠는 종양 주위 환경에서만 결합력이 높아지도록 설계한 항체다. 정상 세포보다 암 조직 주변에서 선택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들어 약물 부작용을 줄이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ADC는 암세포에 결합하는 항체를 유도미사일의 ‘레이더’처럼 활용해 독성이 강한 약물을 종양에 전달하는 첨단의약품이다. 다만 암세포 표적 항원이 정상세포에도 일부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부작용을 완전히 피하기 어려웠다. 박 부사장은 “암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항원이라도 정상조직에 소량 존재하면 기존 ADC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pH 감응 항체를 적용하면 종양 인근에서만 결합이 활성화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표적인 B7-H3 표적 ADC를 pH 감응형 항체로 제작해 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6월엔 임상에 나서기에 앞서 영장류를 대상으로 독성 평가에 나설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동물시험에서 효능이 일반 항체를 썼을 때와 pH 감응형 항체를 썼을 때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안전성이 우수해 더 고용량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투여 용량이 높을수록 종양 살상 효과도 커진다. 박 부사장은 “계열 내 최고(베스트인 클래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H 감응형 항체 기반 ADC는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 현재 가장 앞서 있는 기업으로는 미국 바이오벤처 바이오아틀라가 꼽히며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전임상 단계에 있는 pH 감응형 넥틴4 표적 ADC를 2024년 콘텍스트 테라퓨틱스에 총 1억3350만달러(약 2000억원) 규모로 기술을 이전했다. 박 부사장은 “우리도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IL-2와 PD-1 결합은 이미 시도되고 있다. 중국 이노반트가 개발한 PD-1×IL-2 항체 사이토카인융합체 ‘IBI363’이 대표적이다. 기존 면역항암제(항 PD-1)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30%대 반응률을 보여 주목받았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두 가지 형태 후보물질로 영장류 독성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후속 데이터 등은 내달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포스터로 공개할 예정이다. 박 부사장은 “조합별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해 최종 후보를 선정한 뒤 미국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