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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썼다더니 '화재 리콜' 배터리"…전기차 속여 판 벤츠

입력 2026-03-10 14:51   수정 2026-03-10 14:55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에 세계 1위 배터리 업체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처럼 홍보하며 판매했지만, 실제로는 화재 위험으로 리콜 이력이 있는 배터리 셀이 사용된 사실을 숨긴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국민 생명·안전과 직결된 정보를 은폐한 점을 중대하게 보고 관련 매출액의 4%를 적용하는 법정 최고 수준의 과징금 부과율을 적용했다.

공정위는 10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 메르세데스벤츠AG가 전기차 모델 EQE·EQS의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누락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2억3900만원을 부과하고 두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벤츠는 2023년 6월 EQE와 EQS 차량의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담은 판매지침을 만들어 국내 딜러사에 배포했다. 그러나 해당 지침에는 실제로 탑재된 중국 배터리 업체 파라시스 제품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었고, 대신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처럼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침에는 ‘CATL을 선택한 이유’, ‘업계 최고의 기술력’,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등 CATL 배터리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표현이 담겼다. 딜러사들이 소비자 문의에 CATL 배터리의 장점을 강조하도록 안내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딜러사들은 실제 배터리 제조사를 알지 못한 채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안내하며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파라시스 배터리는 EQE 출시 직전인 2021년 중국에서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된 이력이 있는 제품이다. 공정위는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가 성능과 안전성에 직결되는 핵심 요소임에도 이를 숨긴 채 판매한 것은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매 방식은 2023년 6월부터 2024년 8월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기 전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약 3000대가 판매됐으며 관련 매출액은 약 281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국민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정보를 은폐한 점을 고려해 관련 매출액의 4%를 적용하는 법정 최고 수준의 과징금 부과율을 적용했다.

황원철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번 조치는 자동차 제조·판매업자가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누락·은폐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공정위 판단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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