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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년하며 경험한 '썰' 푼다"… '클라이맥스' 감독의 자신감 [김소연의 현장노트]

입력 2026-03-10 15:22   수정 2026-03-10 17:09



'클라이맥스' 이지원 감독이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지원 감독은 10일 서울 구로구 한 웨딩홀에서 진행된 ENA 새 월화 드라마 '클라이맥스' 제작발표회에서 "토할 것 같은 기분"이라며 "정말 열과 성을 다해 피땀 흘려 만든 작품이라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클라이맥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서기 위해 권력의 카르텔에 뛰어든 검사 방태섭과 그를 둘러싼 이들의 치열한 생존극을 담았다. 정치와 재계, 연예계라는 서로 다른 세계가 맞물린 권력의 정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지원 감독이 영화 '미쓰백'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그는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아 영화와 같은 집중도와 밀도로 시리즈를 완성했다.

'클라이맥스'의 이야기는 현실에 기반한 소재와 맞닿아 있다. 정재계와 연예계가 얽힌 실제 사건과 감독이 영화판에서 20년 넘게 경험한 이야기를 녹여내 인물들의 욕망과 거래, 배신을 더 현실적이고 치밀하게 그려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원 감독은 "20년 있으면서 실제 사건의 모티브를 따와서 쓴 사건들이 있어서 보시면 아시게 될 것"이라며 "드라마적인 설정들이 가미되어 만든 작품"이라고 전했다.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정상을 향해 질주하는 검사 방태섭 역의 주지훈은 최근 영화와 드라마, OTT를 넘나들며 장르물의 중심을 견인해 온 배우다. 날카로운 카리스마와 그 이면의 외로움을 동시에 품은 그의 얼굴은 욕망에 사로잡힌 태섭이라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완성한다. 주지훈은 "태섭은 끈도, 연도, 줄도 없는 인물이라 세상에 치이다가 큰 열망을 갖고 발버둥 친다"며 "저도 그렇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한때 모든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던 여배우 추상아는 하지원이 연기한다. 멜로와 액션, 사극과 현대극을 아우르며 깊은 감정 연기를 증명해 온 하지원은 정점 이후의 균열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을 밀도 높은 연기로 그려낸다. 가장 많은 비밀을 품은 정보원 황정원 역은 나나가 맡았다. 강렬한 장르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쌓아온 그는 등장할수록 새로운 얼굴을 드러내는 캐릭터로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하지원은 "추상아는 다시 최상을 향해서 가는 인물"이라고 소개했고, 나나는 "제가 맡은 인물은 스포일러가 되는 인물이라 베일에 싸여 있다"고 전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원은 또 "배우를 연기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며 "하지원을 지우고 상아를 연기하기 위해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다만 제가 7~8년 전부터 '나는 누구인가', '내가 왜 배우를 할까' 이런 고민도 하고 지금도 그 과정 안에 있는데, 어찌 보면 이번 작품은 더 신인이 된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촬영과 연기는 힘들었지만 배우로서 현장에 가는 건 신났다"며 "저에게 많은 걸 가져다준 작품이었다"고 의미를 전했다.

또 주지훈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이런 멜로는 처음이었는데 주지훈 씨라 더 잘 맞았던 것 같았다"며 "서로 바로바로 받아주니까 테이크를 많이 가지 않아도 여러 호흡들이 잘 맞아서 재밌게 잘 찍었다"고 했다.

후계 전쟁의 한복판에 선 재벌 2세 권종욱은 오정세가 연기한다. 인간적인 매력과 서늘한 위협을 동시에 지닌 그의 연기는 가장 위험한 인물을 가장 현실적인 얼굴로 완성한다. 오정세는 권종욱에 대해 "휘둘리기도 하고 휘두르는 인물인데, 차주영 씨 아들 역할이다"라며 "그래서 현장에서 엄마, 엄마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모든 판을 설계하는 WR그룹의 실세 이양미 역에는 차주영이 캐스팅됐다. 강력한 안타고니스트이자 인간적인 면모와 코믹함까지 요구하는 이 역할에서 차주영은 우아하면서도 발칙한 매력으로 극의 중심을 장악한다. 다만 차주영은 앞서 반복적 비출혈(코피) 증상으로 수술을 받고 몸을 회복하며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라 출석하지 못했다.

이지원 감독은 이번이 첫 시리즈 연출이다. 그는 "영화만큼 최상의 퀄리티를 뽑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매 회차 '클라이맥스'에 부응할 수 있게 각본에 공을 들이고 배우들의 치열한 감정을 다루려 했다. 시간만 다를 뿐 공정은 영화와 같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각본을 쓰는 작업 자체가 힘에 부쳐서 살면서 처음으로 번아웃이 왔다"며 "영화의 8배에 달하는 분량을 써야 하다 보니 그 부분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린 엔딩 맛집"이라며 "기대해 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지원 감독은 주지훈의 캐스팅에 대해 "이 시대의 욕망을 담고 있는 얼굴이 누군가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다"며 "시나리오상 도베르만을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지 않느냐. 그래서 제안을 드렸는데 다행히 인연이 닿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원과 나나에게는 "하지원 씨는 '비광'을 하면서 친해졌는데 또 할 수 있게 되어 좋다"며 "나나 씨는 애프터스쿨 팬이었고 동물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라 생각했다. 이번에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셨다"고 했다.

또 오정세에게는 "연출자 중 누가 오정세 배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저조차 헷갈릴 때 눈빛만 보며 '해주세요'라고 할 때에도 다 완성해 줬다"고 극찬했다. 이어 차주영에게는 "인간적이고 소탈하며 양면성이 있는 배우더라"며 "캐릭터의 다채로운 면을 표현해 줄 수 있는 배우라고 여겨졌다"고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지원 감독은 "이 배우들에게 기대하는 게 있기에 ENA 역사상 최고의 수치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보다 못 갈 게 뭐 있나 싶다"고 기세를 드러냈다.

한편 '클라이맥스'는 오는 16일 밤 10시 첫 공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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