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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종신 이사장' 논란…野 "사조직화 초래 퇴행"

입력 2026-03-10 17:41   수정 2026-03-10 17:42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의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오는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정부에서도 사실상 제동을 건 가운데, 야당에서도 "시대에 역행하는 중소기업중앙회장 3선 연임 법안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중기중앙회 산하 협동조합들로 구성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 추진위원회'는 중앙회장과 협동조합 이사장의 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해 달라는 건의서를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실에 전달했다. 정 의원은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과 중소기업중앙회장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의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당사자다.

추진위는 이번 건의서에 중기중앙회 정회원의 80% 이상에 해당하는 전국 480개 협동조합이 서명에 참여했다며, 연임 여부는 조합원들이 선거를 통해 평가해 결정할 문제로 법률로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조직 자율성을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중기중앙회 노조뿐 아니라 역대 중앙회장들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역대 중앙회장들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중소기업중앙회의 공공성과 민주적 운영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농협·수협 등 협동조합 기반 조직에서도 중앙회장의 장기 재임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다며 중앙회장 연임 제한은 민주적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173명 가운데 97%가 연임 제한 폐지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노조는 사기업 대표가 장기간 회장을 맡을 경우 조직이 사유화될 위험이 있다면서 오히려 회장의 중임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했다. 현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제이에스티나 창업주이자 현 회장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경기 포천·가평)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공성이 강한 공직유관단체이자 거대 경제단체의 사조직화를 초래하는 퇴행적 입법"이라고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그는 "과거 국회의 입법 연혁과 검토보고서의 취지를 보더라도, 중소기업중앙회장 임기를 한 차례 연임으로 엄격히 제한한 이유는 명확하다. 거대 경제 권력의 장기 집중이 낳는 부작용을 막고, 조직의 건강한 순환과 다양한 리더십의 등장을 보장하기 위함이었다. 이제와서 이 원칙을 무너뜨리고 3선 연임의 길을 열어주는 것은 제도의 근본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중소기업중앙회는 단순한 사적 모임이나 이익단체가 아니다. 수조 원에 달하는 공제기금을 운용하고, 매년 수천억 원 규모의 정부 예산과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공공성을 띤 법정 단체"라며 "비대해진 경제 권력이 아무런 견제 없이 장기간 집중될 때, 해당 조직은 고인 물이 되고 부패하기 마련"이라고 피력했다.

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농협과 수협의 중앙회장은 연임 없이 4년 임기 단임제를 채택하고 있고, 신협과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은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중앙회만 법률까지 개정해 임기를 연장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중소기업인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인 770만 중소기업인의 권익과 목소리가 소수 기득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냈다. 부처가 소관 법률 개정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놓는 경우는 드물다. 중기부는 그 이유로 인사혁신처가 중소기업중앙회를 대한상공회의소 등 다른 경제단체와 달리 유일하게 공직유관단체로 지정·고시하고 있는 점을 거론했다.

또 특정 임원의 장기간 재임에 따른 조직 내부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연임제한 규정이 도입됐다는 점과 최근 농업협동조합 등이 개정돼 다른 법률에서도 조합장 연임 제한이 강화되는 추세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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