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당이득 규모가 중요한 건 과징금 감경에 관한 조항 때문이다. 지난해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부당이득의 10배가 넘는 과징금에 대해 감경할 수 있다. 따라서 부당이득 규모가 1000억원이면 1조원을 초과하는 과징금을 감액할 수 있다.
현재 산정된 부당이득(약 1000억원)은 금감원이 제재 과정에서 책정한 수치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제재의 최종 결정권자인 금융위가 설명 의무 위반 등과 관련한 부당이득 규모를 더 적게 잡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금감원이 설명 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한 일부 사례가 민사소송 판결에서는 인정되지 않으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금감원은 은행이 홍콩 ELS를 판매하며 ‘20년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불완전판매의 주요 근거로 봤다. 하지만 지난 1월 법원은 “(모의실험 결과를 제시하는 건) 은행이 아닌 발행사(증권사)에 적용되는 기준”이라며 설명 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최종 과징금 규모를 결정하는 건 금융위다. 금융위는 이르면 오는 18일 정례회의에서 5개 은행의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 및 기관 제재 수위를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권과 법조계에서는 “부당이득 규모 대비 금감원이 책정한 과징금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부당이득 회수라는 과징금 제도의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부당이득의 10배가 넘는 조 단위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역대 금융권이 받은 금전적 제재 최대 규모가 200억~300억원 수준인데 은행별로 수천억원 과징금을 부과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5개 은행이 이미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율배상을 완료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사실상 투자자 전원에 가까운 97% 고객에게 자율배상을 끝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안대로라면 은행권이 자율배상과 과징금을 합해 총 2조7000억원을 부담하게 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최종 과징금 규모가 수천억원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소법 감독규정에 따르면 사후적인 피해 회복과 예방 노력 등이 인정될 경우 과징금을 최대 75%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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