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농기계 기업인 디어앤드컴퍼니 주가가 올 들어 30% 가까이 급등했다.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자랑하던 빅테크가 조정받는 시장 분위기에서 ‘인공지능(AI) 공포 청정지대’로 주목받은 결과다.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낮은 농기계 산업의 장점을 누리면서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 수혜는 그대로 볼 것이라는 전망이 매수세 유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 블루칩 된 ‘글로벌 농기계 1위’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디어는 1.65% 오른 599.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디어 주가는 28.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지수가 0.91% 하락한 것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디어는 1837년 설립된 농기계 및 건설기계 제조사다. 세계 농기계 시장 점유율 1위로 트랙터와 콤바인, 하베스터 등 주요 제품 모두가 시장군 내 최대 매출을 자랑한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비스월드에 따르면 디어는 전 세계 농기계 매출의 약 17%를 차지한다.
디어는 지난해까지 부진한 시간을 보냈다. 2023년 602억달러이던 매출은 2024년 505억달러, 지난해 446억달러로 매년 순감했다. 디어 매출의 59%가 발생하는 북미 지역(미국과 캐나다) 농기계 수요가 위축된 결과다. 이 기간(2023~2025년) 미국 내 농가소득은 9분기 연속 감소했다.
◇“올해 바닥 다지고 반등”
시장에선 디어가 올해 바닥을 다지고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향 대두 수출 재개와 미국 정부의 바이오연료 정책 추진 등 다양한 호재로 중장기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0일 발표한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11월~2026년 1월) 순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20% 이상 웃돈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존 메이 디어 최고경영자(CEO)는 “농기계 시장이 여전히 어려운 국면에 있지만 2025년 하반기부터 명확한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어는 실적발표에서 올해 순이익 전망을 기존 40억~47억5000만달러에서 45억~50억달러로 상향했다.
디어를 추천하는 대표적인 투자은행(IB)으로 모건스탠리가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4일 디어 목표주가를 560달러에서 730달러로 대폭 높였다. 앙헬 카스티요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주력 사업인 생산 및 정밀 농업 부문에서 예상보다 강력한 주문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며 “AI 기술 적용으로 디어의 독보적인 농기계 시장 점유율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AI 생산성 호재는 그대로
올해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AI 대체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것도 디어의 강점으로 꼽힌다. 오라클, 서비스나우, IBM 같은 나스닥시장 대형 기술주가 급락한 것과 달리 디어의 전방 산업인 농업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낮은 산업군으로 꼽힌다.
AI 고도화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디어가 AI를 기반으로 씨앗 심기부터 농약 살포까지 수확량을 극대화하는 솔루션을 농기계와 함께 판매하기 때문이다. 디어에 따르면 미국 농가의 평균 옥수수 수확량은 에이커당 180부셸 수준인데 AI 기술을 활용하면 최대 20% 이상 수확량을 늘릴 수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의 짐 크레이머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농가 인구가 감소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1인당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디어는 매우 매력적인 스토리를 보유한 주식”이라고 호평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