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해 대만과 일본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는 이어졌지만 고환율에 발목이 잡혔다.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만6855달러로 2024년(3만6745달러)보다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원화 기준으로는 1년 전(5012만원)보다 4.6% 증가한 5241만6000원을 기록했지만, 작년 평균 환율이 1421.97원으로 4.3% 올라 달러 환산 과정에서 손해가 컸다.
한국의 1인당 GNI가 제자리걸음하는 사이 주변국인 일본과 대만은 큰 폭으로 증가해 한국을 넘어섰다.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대만의 1인당 GNI는 2024년 3만5531달러에서 지난해 4만585달러로 큰 폭으로 불어났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대만은 정보기술(IT) 제조업 비중이 우리보다 세 배 높아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크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1인당 GNI가 지난해 약 3만8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기준년 개편을 통해 국내총생산(GDP)에 포착되는 경제 규모가 커진 영향이다. 한국은 2024년 일본보다 먼저 기준년을 개편한 후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으로 일본보다 1인당 GNI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본이 개편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자리가 다시 바뀌었다.
이에 따라 2024년 기준 세계 6위(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기준)이던 한국의 1인당 GNI 순위가 7위로 한 계단 내려앉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만은 인구가 약 2300만 명이어서 이 순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난해 명목 GDP는 원화 기준 2663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2% 불었다. 실질 GDP 증가율이 1.0%를 기록한 가운데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가 3.1% 상승했다. 하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1조8727억달러로 오히려 0.1% 감소했다. 고환율 영향으로 2022년(-7.4%) 이후 3년 만에 감소세가 나타났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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