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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공장 문 닫는게 낫다"…역마진 쇼크에 NCC '절규'

입력 2026-03-10 17:36   수정 2026-03-10 17:37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석유화학업계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가 지난달 t당 98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월평균 수치가 ‘t당 100달러’를 밑돈 것은 처음이다.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수급 차질로 나프타 몸값이 치솟았지만,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10일 원자재 가격 평가기관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에틸렌 스프레드 평균치는 t당 98달러로, 1월(162달러)보다 40.0% 하락했다. 주간 평균으로 보면 1월 첫째주 t당 216달러에서 2월 넷째주 t당 76달러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나프타분해설비(NCC)로 생산하는 에틸렌 제품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것으로, 수치가 클수록 수익성이 높다.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대대적 침공을 벌인 지난달 28일 이후 변동폭이 더 커졌다. 4일에는 t당 24달러로 바닥을 쳤다. 손익분기점(t당 250달러)을 고려하면 NCC 업체가 에틸렌 1t을 생산할 때마다 약 226달러 손실을 봤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원료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며 “에틸렌 제품을 생산해도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 생산을 미루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떨어진 것은 이란 전쟁으로 빚어진 나프타 원료 공급 차질 때문이다. 동북아시아 나프타 가격은 지난달 23일 t당 614달러에서 이달 6일 776달러로 열흘 새 26.4% 치솟았다. 에틸렌 가격은 같은 기간 705달러에서 850달러로 20.6% 상승했다. 중동 긴장 고조로 나프타 가격이 올랐지만, 전방 수요가 워낙 부진해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업계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수익성이 저점을 찍은 2023년 1월(t당 103달러)보다 상황이 악화했다고 입을 모은다. 당시에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에틸렌 등 제품 가격에 반영돼 한 달 만에 t당 191달러로 반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에 비해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데다 최근 중국 업체의 증설로 한국 기업이 설 땅 자체가 좁아졌다”고 설명했다.

중동 분쟁을 계기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NCC 축소 등 구조조정 협상을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에틸렌을 통해 다운스트림 설비를 가동해야 하는 롯데케미칼, LG화학 등은 단기적 손실을 제품 비용으로 전가할 수 있지만, NCC 전문 기업은 누적된 손실을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의 대산석유화학단지 사업구조 개편에 이어 여수에서는 여천NCC가 2·3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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