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전쟁을 조만간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유가가 급락하고 세계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 후 기자회견에서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에 끝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면서도 “곧 끝날 것”이라고 반복했다.
추가 공격의 여지는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행사 연설에서 “여러 면에서 승리했지만 충분히 이기지 않았다”고 했다. ‘얼마나 승리해야 충분한 것이냐’는 기자회견 질문에는 “그들이 다음날 핵무기 개발을 시작하지 못하는 상태가 돼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SNS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원유 흐름을 막는 조치를 취하면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센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올렸다.
피터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공개된 CBS 인터뷰에서 “(이란과) 이제 막 싸움을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헤그세스 장관 전망과 상반된다는 지적에 트럼프 대통령은 “둘 다 맞다고 할 수 있다”고 모호하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서 발을 빼겠다는 신호를 보내자 시장에서 ‘타코(TACO·트럼프는 언제나 한 발짝 물러난다) 트레이드’가 펼쳐졌다. 전날 장중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은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이날 9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증시도 반색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지수는 0.50%, S&P500지수는 0.83%, 나스닥지수는 1.38% 상승 마감했다.
시장 불안 앞에선 늘 '꽁무니'…WTI·브렌트유 역대급 변동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이 “거의 완료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전쟁이 10일째에 접어들면서 유가가 폭등하고 시장 불안이 커지자 한 발짝 물러서는 듯한 모양새다. 시장은 또 다른 ‘타코(TACO·트럼프는 언제나 한 발 물러선다) 트레이드’가 재현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도 열어 종전을 강하게 시사했다. 지난 8일 유가가 한때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자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다만 증시가 마감한 뒤 시작된 공화당 의원 행사와 기자회견에선 좀 더 호전적인 발언을 내놨다. “적을 결정적으로 패배시킬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 “여러 방면에서 승리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 등이다. 이런 발언이 나왔을 무렵에는 유가가 잠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이후 곧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에는 지지율과 증시 외에 유가가 추가 변수로 작용했다. 8일 NBC 뉴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응답 비중은 54%로 작년 말보다 높아졌다. 특히 물가 대응에 관해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중은 62%에 달했다. 그는 “단기 유가 상승은 ‘아주 작은 대가’에 불과하다”고 치부했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물가 상승 우려를 신경 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유가 하락을 위해”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에 대한 제재 조치를 유예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평화로운 상황이 되면 아마도 제재를 다시 부과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러시아산 원유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까지는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10달러 이상 낮은 값에 거래됐으나,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가격이 치솟아 되레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는 중이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미국 비축유는 4억1500만 배럴 이상이다. 20일 이상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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