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소비 시장은 화려한 유행을 쫓기보다 제품 본연의 기능과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는 ‘근본이즘’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고물가와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찾기보다 한 번을 사더라도 확실한 만족을 주는 ‘검증된 가치’에 지갑을 열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일상을 체험하려는 ‘데일리케이션’ 수요가 늘어나며 유통·패션·뷰티 전반에서 한국적 색채를 담은 본질 강화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K푸드와 K뷰티가 현지 주류 문화로 자리 잡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3월 한 달간 전국 300여 개 매장에서 ‘가봄쎄(가전 봄맞이 세일)’ 행사를 열고 대형가전을 인터넷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인다. 이사와 혼수 시즌을 겨냥해 삼성전자 ‘AI(인공지능) 원바디 일체형 세탁건조기’(25+22㎏)를 300만원에, LG전자 ‘트롬’ 건조기(20㎏)를 129만원에 판매한다. 특히 로봇청소기가 필수가전으로 부상하며 전체 청소기 매출 중 비중이 지지난해 약 30%에서 지난해 약 50%로 급증했다. 롯데하이마트는 행사 기간 로봇청소기 구매 고객에게 5년 사후서비스(AS) 연장 보증을 무료로 제공한다.

도미노피자 또한 본질에 집중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아메리칸 클래식 피자’ 2종을 출시했다. ‘그릴드 패티 치즈 버거 피자’ 등 신제품은 화려한 토핑보다 미국 정통의 맛과 기본기를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대상 종가는 제철 채소인 봄동을 활용한 ‘봄동 겉절이’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봄동 비빔밥’ 레시피가 화제가 되며 출시 두 달 만에 2만개(약 22t) 넘게 판매됐다. 이탈리아 브랜드 파라점퍼스는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시즌을 초월하는 가치’를 담은 컬렉션을 공개하며 기능성과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뷰티 업계에선 자연스러운 피부 광택을 강조하는 ‘투명 속광’이 대세다. 아모레퍼시픽 헤라의 ‘리플렉션’ 라인은 올해 1월 글로벌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50% 급증했다. 헤라는 디자이너 브랜드 마크공과 협업한 한정판 컬렉션을 출시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일시 품절을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몰 은평점은 지하 1층에 480평 규모의 ‘무신사 아울렛’ 국내 1호점을 열었다. 200여 개 브랜드를 최대 80% 할인하며, 전문 검수를 거친 중고 상품을 판매하는 ‘무신사 유즈드’ 공간을 오프라인 최초로 도입해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젠지 세대를 공략한다.
주류 시장에선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슈거 소주 ‘새로’가 독주 체제를 굳혔다. 출시 3년여 만에 누적 판매 8억 병을 넘어섰다. 올해 초에는 100% 국산 쌀증류주를 사용하는 등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국내 소주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새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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