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김소영(20)이 약물이 든 '숙취해소제'를 피해 남성들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족 측은 "피의자가 살인을 학습하고 발전시켰다"고 분노했다. 특히 두 번째 피해자는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으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유족대리인 남언호 빈센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11일 "피의자는 늘 호감가는 외모와 다정한 말투로 피해자들을 꾀어냈다"며 "AI에 살인방법을 물어봤으며 투약량을 두 배 이상 늘려가며 살인을 실험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호감가는 외모 뒤에 감춰진 악마를 지금 보고 있다"고 분노했다.
남 변호사에 따르면 유족은 가족의 사망이 타살인지 변사인지조차 몰랐던 상황에서 경찰로부터 '뉴스가 나갈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유족은 가족의 사망소식을 언론보도를 통해 통해 접해야 했던 것.
남 변호사는 "유족은 경찰 수사가 제때 이뤄졌다면 내 가족은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묻는다"며 "예정된 조사도 증거 부족을 이유로 미뤄졌다"고 했다.
이어 "살인과 마약류관리법 위반 용의자가 특정됐는데도 추가 피해가 발생한 현실을 유족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며 "경찰의 초동 대응이 적절했는지 경찰청장께 묻고 싶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1월 28일 1차 사망자가 나온 뒤 CCTV를 통해 김소영은 용의자로 특정됐다. 심지어 경찰 조사 날짜가 정해지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경찰에서는 국과수 감정 결과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조사 날짜를 미뤘고 정확히 바로 그날 2차 피해자가 살해당했다"며 "두 번째 사망사건에서 죽어서는 안 될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소영은 평소 피해자들과의 연락에서도 숙취 때문에 고생했다는 미끼를 계속 던졌다"며 "통상적으로 숙취해소제는 선의로 건네는 고마운 선물이다. 피해자는 선의를 절대 의심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원짜리 숙취해소제의 결과는 사망이었다"면서 "이 지점에서 살해수범이 더 잔인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마지막 피해자를 살해한 직후 피해자의 카드로 치킨집에서 약 22개 메뉴(13만원 상당)를 결제하고 이를 포장해 가지고 홀로 귀가했다. 시킨 메뉴는 치킨 여러 마리를 비롯 치즈볼, 치즈스틱, 떡볶이, 감자튀김, 음료수 등 다양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당시 의식을 잃은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자에게 "오빠가 카드를 빼 주며 결제하라 했다", "치킨이 와서 깨웠는데 피곤한지 또 자려 하더라", "치킨은 싸가라고 해서 가져가고 있다" 등 메시지를 보내는 기이한 행각을 펼치기도 했다. 답장이 오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마치 합의된 행동인 양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첫번째 피해자 살해 후 두번째 피해자와 평온하게 연락을 했으며 해외여행 중임에도 몸이 아파 일을 못 갔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0일 공개된 서울신문 유튜브에서 "여성과 남성이 숙박업소에 들어갔다가 여성이 사망했으면 남성을 바로 안 잡았겠나"라며 "사망자가 남성이라서 느슨하게 한 거다"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9일날 조사하기로 해놓고 6일에 뒤로 미룬 게 경찰이다"라면 "9일 불러 조사한 후 석방됐다면 계획했던 남성을 죽일 수 있었겠지만 안 그랬을 수도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가해자 외모를 두고 천박한 논쟁이 벌어졌다"면서 "가해자 얼굴 두고 예쁘면 용서하자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사회가 미성숙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한편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남성들에게 치명적인 양의 약물을 복용하게 해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씨는 최근 시행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에서 40점 만점 중 25점을 기록해 사이코패스 성향으로 분류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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