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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썼더니 "일 더 늘었다"…직장인들 '재작업 세금'에 진땀

입력 2026-03-11 12:30   수정 2026-03-11 12:31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선 AI가 만든 결과물을 다시 손보느라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I로 생산성을 높이더라도 오류 수정과 재확인, 재작성에 드는 시간이 길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11일 AI 플랫폼 기업 워크데이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 69%는 AI 도입 이후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워크데이가 하노버 리서치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북미, 유럽, 중동·아프리카 지역 총 3200명을 조사한 결과 중 국내 발표를 따로 발표한 것이다.

다만 국내 직장인 가운데 31%는 AI가 생성한 저품질 결과물을 수정·재작성하는 데 매주 평균 1~2시간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이 AI로 아낀 시간을 다시 수작업에 투입하는 '재작업 세금'이 현실화했다는 의미다.

겉으로 볼 땐 AI 도입 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직장인 82%는 AI 활용으로 주당 1~7시간을 절감한다고 답했다. 이 중 53%는 1~3시간, 29%는 4~7시간을 아꼈다. 앞선 조사 결과와 종합해 보면 AI로 아낀 '7시간의 기회'를 고부가가치 업무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국내 기업의 AI 활용 수준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됐다. 현재 AI 도구를 매일 사용하는 직원은 22%에 그쳤다. 48%는 주당 몇 차례만 활용하는 수준이었다.

직무 체계 정비도 더딘 편이다. 한국 내 직무 중 절반 미만만 AI 역량을 반영한 상태로 조사됐다. 워크데이는 "직원들은 2015년 수준의 직무 구조 안에서 2026년 수준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로 인해 더 빠르게 확보된 결과물을 경직되고 노후화된 업무 프로세스 속에서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AI 도입 여부보다 'AI로 줄인 시간을 직원의 역량 강화로 연결했는지'에 따라 경쟁력이 나뉠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선 국내 경영진 중 54%가 AI로 확보한 성과를 직원 스킬 교육에 재투자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중 53%는 이미 이 같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AI 성과를 긍정적으로 경험한 직장인들은 절감한 시간을 심층 분석과 전략적 사고에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데이는 "판단력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영역에서 직원들이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한국 기업들이 반복적인 재작업을 줄이고 성과를 개선하며 AI의 속도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하는 가장 빠른 해법"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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