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책방송원(KTV) 영상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악수 장면이 삭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야당이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겨냥해 "심각한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지난번 최민희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 소위 강퇴(강제 퇴장)를 당했다고 한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이거 한편의 블랙코미디"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다른 한편으로는 심각한 직권 남용 소지가 있어서 그냥 넘길 수 없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작은 음모론 장사꾼 김어준씨였다. 그런데 이것을 덥석 물은 것이 우리 과방위원장 최민희 위원장"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이게 뭐 대단히 중요한 것이냐"라며 "이런 저잣거리 잡담 수준을 가지고 국회 과방위원장이 사실을 한번 확인해 보겠다며 직접 KTV에 연락해서 전후 사정을 알아봤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심지어 최 위원장 페이스북엔 '기존 2명이 아니라 3명이 촬영하도록 KTV에 예산을 더 배정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도 있다"며 "KTV로 하여금 앞으로는 이 대통령뿐만 아니라 정 대표의 모습까지 화면에 담으라는 압박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위원장의 행태가 얼마나 황당했으면 이 대통령 팬카페에서 응답자의 약 95%가 강퇴에 찬성을 했겠느냐"라며 "이건 팬카페 강퇴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동안 최 위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은 이번 KTV 외압 논란 한 번이 아니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해서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하거나, 딸 결혼식을 국정감사를 앞두고 열어서 논란을 자초했고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켰다"며 "위원장 사퇴로 부족하다. 의원직을 사퇴해야 된다. 민주당 의원 여러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의 발언을 들은 최 위원장은 헛웃음을 지었다. 최 위원장은 "KTV에 문의한 적 없다"며 "직권남용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빨리 팩트체크를 해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최 위원장은 이 대통령 팬카페에서 자신이 강퇴당한 것을 야당이 거론한 점에 대해 "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비난해왔던 국민의힘이 잼마을의 주장을 받아들여 저를 공격하는 이 상황이 역설적이면서 동시에 일종의 통합 과정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고 받아쳤다.
과방위 산회 후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 위원장의 말장난이 도를 넘었다"며 "제가 오늘 KTV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하자 'KTV에 연락한 적 없다'고 둘러댔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런데 최 위원장 본인 페이스북에 '휴일이라서 제가 직접 취재했고, 취재 내용을 공개했다'고 적었다. KTV도 아니고 사실확인을 도대체 어디에서 직접 했다는 것인가. 해명의 앞뒤가 전혀 맞지 않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거짓이든 소설이든 본질은 최 위원장이 과방위원장이라는 권력을 앞세워 방송사의 통상적인 제작 및 편집 판단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점"이라면서 "최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과방위원장 직에서 즉각 물러나야 하며, 나아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피력했다.
최근 최 의원은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 이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 동영상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의 악수 장면이 담기지 않은 것과 관련해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 팬카페 운영진은 "고작 악수 장면이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상 기록 채널을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겠다는 과방위원장의 행태는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며 강제 탈퇴 찬반 투표를 시행, 총투표수 1328표 중 찬성 1256표(94.6%), 반대 72표로 강제 탈퇴를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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