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거래소에서 팜유 선물 가격은 t당 4408링깃(약 164만원)에 거래됐다. 미국·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25일(4006링깃)에 비해 10.03% 치솟았다. 지난 9일에는 반년 만에 최고치인 4568링깃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팜유 가격은 장중 한때 전일 대비 약 9% 급등한 4774링깃까지 올라 2022년 중반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팜유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에서 재배되는 기름야자 열매로 제조하는 식용유다. 과자와 라면, 빵 등 가공식품의 튀김유로 주로 쓰인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세계 팜유의 85%를 공급한다.
팜유 가격은 지난해까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생산량 증가로 재고가 쌓여 하락 압력을 받았다. 팜유 가격의 흐름이 바뀐 배경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이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자 바이오디젤 원료인 팜유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POGO 스프레드’는 급격히 축소됐다. 지난 6일 기준 POGO 스프레드는 t당 177.96달러로 1년 전보다 44% 줄었다. 경유 가격이 치솟아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의 경제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의미다. 환율 상승과 선적 지연 우려로 인도 등 아시아 수입업체 사이에서 즉시 조달 가능한 동남아산 팜유 수요가 늘어난 것도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닐쿠마르 바가니 선빈그룹 리서치 총괄은 “현재 팜유는 경유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돼 매력적인 구간”이라며 “바이오디젤 수요가 국제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팜유가 에너지 연동형 원자재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가 혼합 허용 비율을 현행 40%에서 50%로 높이면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하는 팜유 수출 물량이 즉각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물류 운임이 오르면 팜유 수입 원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팜유 수출세와 부담금을 t당 165달러에서 241달러로 대폭 인상하며 사실상 물량 단속에 나선 것도 부담 요인이다.
팜유 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 가공식품업계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팜유 가격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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