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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아버님 댁에 로봇 놔드려야겠어요"…168조 시장 뜬다

입력 2026-03-11 17:20   수정 2026-03-11 17:45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로 대표되던 렌털 산업이 로봇 산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가전 중심의 기존 렌털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자 노인 돌봄, 간병, 반려동물 케어 로봇 등 새로운 영역으로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이다. 산업용 장비 등 B2B(기업 간 거래) 렌털 기업들까지 로봇 시장을 넘보면서 ‘로봇을 빌려 쓰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 렌털 1위 코웨이도 로봇 사업 진출
11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에 로봇, 반려동물 기기, 정형외과용 기기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렌털업계 1위인 코웨이가 로봇 시장에 진출한 것은 렌털 산업의 성장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렌털 계정 수는 약 2100만~2200만 개로 추정됐다. 국내 전체 가구 수(2229만 가구)와 맞먹는 규모다. 사실상 대부분 가구가 하나 이상의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계정 확대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업계는 코웨이가 최근 강화하고 있는 의료기기 사업과 로봇을 결합해 고령화에 따른 요양·돌봄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코웨이는 지난해 5월 실버케어 사업 자회사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하며 상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2030년 16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버케어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다.

렌털업계 2위권인 SK 인텔릭스는 지난해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SK인텔릭스는 지난해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웰니스 로봇 ‘나무엑스’를 선보이며 가정용 로봇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공기 질 관리와 체외 진단 기능을 갖춘 이 로봇을 기반으로 향후 집안의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제어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구상. 이를 기반으로 돌봄·간병·펫 케어 기능까지 결합한다는 장기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 산업 현장서도 렌털 로봇 확산
기업 간 거래(B2B) 렌털 시장에서도 로봇 사업은 핵심 성장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서비스형 로봇(RaaS·Robot as a Service)’ 모델이 확산하고 있다. AJ네트웍스는 두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등과 협력해 제조 기업 대상 협동 로봇 렌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KT의 서빙 로봇 약 4000대를 인수해 외식업 시장도 공략했다. B2B 종합 렌털 기업인 한국렌탈도 최근 AI 자율로봇 제어 플랫폼 개발사 폴라리스3D와 협력해 로봇 사업 시장에 진출했다. 산업용 로봇 기업도 렌털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세정 장비와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는 제우스는 협동 로봇과 6축 다관절 로봇을 제조 현장에 렌털 형태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서비스형 로봇(RaaS) 시장 규모는 2025년 22억1000만달러에서 2035년 145억6000만달러로 증가한다.

업계에선 가사·돌봄 로봇이 상용화되면 경쟁 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다용도 휴머노이드 보급이 시작되면 가전 렌털과 산업용 장비 렌털의 경계가 흐려질 것”이라며 “새로운 구독형 로봇 서비스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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