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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올해 중국 수출 폭증…요동치는 세계 무역 판도

입력 2026-03-11 17:29   수정 2026-03-12 00:16

중국의 수출 공세가 세계 무역 질서를 흔들고 있다. 중국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 들어 2월까지 중국의 수출은 6565억달러(약 969조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8% 늘었다. 로이터통신이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추정치(7.1%)의 세 배를 넘었다. 이 기간 무역수지 흑자는 213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3% 불어났다. 역대 최대치다. 중국의 올해 무역흑자는 연간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작년의 1조2000억달러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으로 미국 수출이 두 자릿수(11%) 급감한 와중에 이 같은 실적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웃기라도 하듯 미국을 우회하며 유럽과 아세안, 아프리카 시장으로 저변을 넓힌 결과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을 배제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메이드 인 차이나’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한국에 주는 메시지는 엄중하다. 중국의 주력 수출품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범용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으로 바뀌었다. ‘저가 노동력’ 기반에서 ‘기술 패권국’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올 들어 중국의 대(對)한국 수출은 27% 증가했다. 석유화학 제품과 철강재 등 중국 내 공급 과잉 물량이 밀려오며 한국의 공급망까지 흔들고 있다.

글로벌 무역 질서는 미국의 보호주의 강화에 중동전쟁발(發)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까지 겹쳐 요동치고 있다. 중국의 기록적인 수출 증가로 글로벌 무역 불균형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첨예한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중국이 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물론 한국도 올 들어 수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674억달러로 전년보다 29.0% 늘어나며 2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의존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지 못한다면 또 한 번 ‘차이나 쇼크’의 직격탄을 맞는 것은 시간문제다. 에너지를 포함한 공급망 강화와 통상전략의 재정비 역시 소홀히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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