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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동영·경남 최형두처럼 TK 챙길 정치인 안보이는 까닭

입력 2026-03-11 18:24   수정 2026-03-11 18:25

대구광역시의 한 공무원은 지난해 예산철 국비 확보를 위해 국회를 찾은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대구 국회의원 가운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맡은 의원이 없어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의 소개로 이언주 민주당 의원실을 찾았다. 그는 “대구 현안을 다른 지역 출신 국회의원에게 부탁한다는 것도 부끄러웠지만 의석 한 석도 주지 않은 민주당에 부탁한다는 게 염치가 서지 않는 일이었다”고 했다. 경북도의 한 국장은 지난해 경북 북부지역 대형 산불 후 산불특별법 제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의 대응이 훨씬 친절하고 적극적이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일색인 대구 정치권이 22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나 산자위, 법제사법위원회 등 중요 상임위원회에 대표를 배정하지 않은 것은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지역 현안을 고민하고 도시 미래 전략을 담는 시스템이 지역 정치권에 작동하지 않는 민낯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다양성 없이 보수 정치에 올인한 결과가 지역 이익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난다면 대구·경북(TK) 미래는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광주·전남·전북·경남은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4대 AI 거점에 선정된 전북은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피지컬 AI 전북’을, 경남은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거대행동모델(LAM) 경남’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양 지역 모두 1조원의 예비타당성 면제 예산도 확보했다. 대구가 5510억 원의 예타 면제를 받아 4위로 턱걸이했지만 이마저도 지역 정치권이 주도한 것이 아니다.

최근 대구·경북은 7년간 행정 통합을 추진했지만 세 번째 무산 위기를 맞았다. 광주·전남은 1년도 안 돼 매듭짓고 4년간 ‘20조원 지원+α’의 약속도 받아냈다.

공항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구·경북은 2014년부터 민군공항 이전에 나서 전국 최초로 군공항 이전지를 확정했다. 이런 지역민의 희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12년째 지연되는 반면, 광주·전남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광주공항 이전 협상을 타결짓고 정부 태스크포스(TF)까지 얻어냈다.

20대 국회에서 전·후반기 모두 산자위 위원, 대구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은 잇따른 ‘대형 아젠다 실패’의 원인을 “정치 시스템이 도시의 미래전략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민의 이익을 제대로 반영하지못하는 지리멸렬한 지역 정치권을 바라보는 500만 TK주민들은 요즘 전북의 정동영, 경남의 최형두가 부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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