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며 순위별 차이가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 격차는 줄었지만,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성패가 지주 실적을 가르면서다. 금융지주 간 ‘1조원 벽’이 점점 굳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2위 금융지주사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난해 순이익 격차는 87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6280억원)보다 38.8% 늘어난 규모다. 2023년(2639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순이익 차이도 9687억원으로 전년(7114억원)보다 커졌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같은 기간 6528억원에서 8616억원으로 간격이 벌어졌다.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금융지주 간 실적 격차는 한층 벌어진 것이다.
은행만 떼어놓고 보면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해 국민과 신한은행의 순이익 차이는 872억원에 그쳤다. 전년에는 신한은행이 홍콩 H지수 ELS 배상 관련 충당금 규모가 큰 국민은행보다 4436억원 더 벌었다. 신한과 하나은행의 격차도 273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전년에는 3390억원 차이가 났다. 하나와 우리은행의 격차는 지난해 1조원 넘게 벌어졌는데, 이는 우리은행의 판관비가 증가하는 등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이런 흐름은 일본 금융권에서 먼저 나타났다. 일본 1위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의 2024회계연도 순이익은 1조8629억엔이었다. 일본 2위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그룹(SMFG)은 1조1779억엔으로 두 회사의 차이는 6850억엔에 달했다. 불과 2년 전인 2022회계연도 격차가 3106억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박영호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일본도 은행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증권, 자산운용,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으로 사업 축을 넓히면서 상위 금융그룹과 후발 주자 간 격차가 빠르게 확대됐다”며 “한번 벌어진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금융지주 역시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은행은 점점 더 대출, 자본 등의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인 데다 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적을 벌리기 어렵다. 반면 비은행 부문은 한번 경쟁 우위가 형성되면 우량 자산 확보와 교차판매에 유리하고 추가 투자 여력까지 생겨 후발 주자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실적이 평준화할수록 지주 간 순위는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질과 규모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어 금융지주사들이 갈수록 비은행 부문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벌어지는 실적 격차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2위 금융지주사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난해 순이익 격차는 87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6280억원)보다 38.8% 늘어난 규모다. 2023년(2639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순이익 차이도 9687억원으로 전년(7114억원)보다 커졌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같은 기간 6528억원에서 8616억원으로 간격이 벌어졌다.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금융지주 간 실적 격차는 한층 벌어진 것이다.
은행만 떼어놓고 보면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해 국민과 신한은행의 순이익 차이는 872억원에 그쳤다. 전년에는 신한은행이 홍콩 H지수 ELS 배상 관련 충당금 규모가 큰 국민은행보다 4436억원 더 벌었다. 신한과 하나은행의 격차도 273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전년에는 3390억원 차이가 났다. 하나와 우리은행의 격차는 지난해 1조원 넘게 벌어졌는데, 이는 우리은행의 판관비가 증가하는 등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일시적 현상 아닐 것”
은행권 경쟁 구도는 비슷해졌는데 지주 실적이 더 벌어진 것은 비은행 계열사가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됐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규제와 금리 환경 탓에 수익 구조가 점점 닮아갈 수밖에 없다”며 “결국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힘이 금융지주 간 격차를 키우는 국면”이라고 말했다.이런 흐름은 일본 금융권에서 먼저 나타났다. 일본 1위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의 2024회계연도 순이익은 1조8629억엔이었다. 일본 2위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그룹(SMFG)은 1조1779억엔으로 두 회사의 차이는 6850억엔에 달했다. 불과 2년 전인 2022회계연도 격차가 3106억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박영호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일본도 은행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증권, 자산운용,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으로 사업 축을 넓히면서 상위 금융그룹과 후발 주자 간 격차가 빠르게 확대됐다”며 “한번 벌어진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금융지주 역시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은행은 점점 더 대출, 자본 등의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인 데다 금리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적을 벌리기 어렵다. 반면 비은행 부문은 한번 경쟁 우위가 형성되면 우량 자산 확보와 교차판매에 유리하고 추가 투자 여력까지 생겨 후발 주자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실적이 평준화할수록 지주 간 순위는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질과 규모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어 금융지주사들이 갈수록 비은행 부문에 사활을 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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