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는 작년 10월 말 사상 최고가인 212달러를 기록한 뒤 5개월 가까이 100달러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질주하던 기술주 다수가 마찬가지다. 이들의 공백을 메운 주식이 있다. 에너지·금속·광업 등 이른바 ‘구경제’ 주식이다. 프리포트맥모란, 리오틴토, 엑슨모빌 등은 작년 10월 말부터 20~50% 올랐다. 구리가 지난달 t당 1만40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금과 은, 구리, 알루미늄, 원유, 천연가스 등 온갖 원자재 가격이 뛰고 있는 덕분이다.이번에도 비슷하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매그니피센트 7’으로 대표되는 기술주에 투자가 몰렸다. 이런 추세는 2022년 챗GPT 탄생과 함께 AI 붐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작년부터 원자재가 뛰고 있다. 칼라일은 이를 ‘구경제의 복수’라고 부른다.
칼라일에 따르면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가격 급등의 연속으로 이뤄진다. 일단 재고와 여유 생산능력이 고갈되면 가격은 뛴다. 너무 오르면 수요 파괴가 나타나는데, 이에 따라 가격이 내려간다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수요가 회복되면 또 오른다. 장기적 공급 문제가 투자로 해결될 때까지 이런 과정은 반복된다. 결국 해법은 충분한 투자다.
투자가 줄면 공급이 감소하고, 결국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부동산에서도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시장에서는 과거 문재인 정부가 공급 정책은 공공 임대나 소규모 정비 사업에만 집중하고, 공공 주도 및 규제 강화로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위축시킨 걸 최근 집값 급등 원인의 하나로 꼽는다. 이재명 정부의 대출 규제, 보유세 강화, 투기과열지구 확대 등도 단기적으로 집값 급등세를 잡을 수는 있겠지만 동시에 개발 투자와 공급 의지를 꺾을 수 있다.
투자 감소는 당장 문제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몇 년 뒤 주택 공급이 줄면 상승 압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 대책은 긍정적이다. 몇 년 뒤 ‘부동산 슈퍼사이클’을 막으려면 서울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 공급 대책에 더 전향적으로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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