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5월9일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강남권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가 일제히 하락 전환 한 뒤 3주째 하락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고가 아파트 단지에서는 직전 거래가 보다 수억원씩 빠진 매물도 등장한다.
하지만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서울 외곽 지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3월 둘째 주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개 자치구가 전주보다 상승 폭을 확대하는가 하면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담보인정비율(LTV)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30대 생애최초 매수자 등이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상승했다. 58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상승 폭은 전주보다 0.01%포인트 축소돼 6주 연속 감소했다.
서울 내 하락 지역은 5개 구로 늘어났다. 기존 강남 3구와 용산구에 이어 강동구(0.02%→-0.01%)도 하락 전환했다. 강남 3구의 낙폭은 더 커졌다. 강남구(-0.13%)와 서초구(-0.07%)는 각 0.06%포인트, 송파구(-0.17%)는 0.08%포인트 하락 폭을 키웠다. 용산구(-0.01%→-0.05%→-0.03%)도 3주째 내림세를 유지했다. 한강 벨트의 한 축인 동작구도 보합으로 돌아서 하락 전환이 임박했다는 평가다.

서울 외곽지역의 분위는 사뭇 달랐다. 중구(0.17%→0.27%)와 성북구(0.19%→0.27%)는 나란히 0.27% 올라 이번 주 서울 지역 내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노·도·강, 금·관·구로 불리는 지역들이 일제히 상승 폭을 키웠다. 노원구(0.12%→0.14%), 도봉구(0.06%→0.07%), 강북구(0.04%→0.05%), 관악구(0.09%→0.15%), 구로구(0.09%→0.17%)가 모두 전주보다 상승했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59㎡는 지난달 12일 15억4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작년 최고가(13억원)보다 2억원 이상 뛰었다.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59㎡도 올해 들어 15억원을 돌파하며 지난달 24일 역대 최고가인 16억원에 손바뀜됐다.
종로구(0.17%), 광진구(0.21%), 동대문(0.22%), 중랑구(0.13%), 은평구(0.22%), 서대문구(0.26%), 강서구(0.25%), 영등포구(0.19%) 등 전주보다 상승률이 높아진 서울 지자체가 15개에 달한다.
경기(0.10%→0.07%→0.10%)는 1주 만에 다시 상승 폭이 커졌다. 용인 수지구는 0.30% 상승하며 13주 연속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나타냈다. 교통 호재와 일자리, 10억원 내외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여파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매수 5893건 가운데 30대 매수는 3241건으로 55.0%를 차지했다. 이어 40대(21.3%), 20대 (10.7%), 50대 (8.0%) 순이었다.
30대 매수 비중은 지난 1월에도 53.7%(3520건)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연간 평균 49.8%(6만1161건 중 3만482건)였던 비중이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50%를 상회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지난달 기준 강서구(252건)에서 매수세가 가장 강했고 구로구(222건), 송파구(221건), 노원구(217건), 성북구(207건), 영등포구(203건) 등 순이었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이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됐지만 신생아 특례 디딤돌 대출 등 30대에게 유리한 저금리 정책 상품이 내 집 마련의 마중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매시장을 이용한 청년층도 늘고 있다. 올해 들어 두 달간 서울 집합건물 경매 낙찰자(강제·임의경매) 914명 가운데 30대가 261명으로 28%를 차지했다. 이어 50대(25%), 40대(20%), 60대 이상(18%), 20대(9%) 순으로 많았다.
경매를 통한 매수는 이른바 세낀 매매가 가능해 자금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다주택자들이 규제에 막힌 사이 종잣돈 여유가 부족한 무주택 30대들이 경매시장에 진입하면서 경매 시장이 투자시장에서 실수요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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