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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빚내서 주식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

입력 2026-03-16 09:00   수정 2026-03-16 19:24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역대급으로 불어난 ‘빚투’가 부메랑이 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6000선을 돌파한 전후로 금융회사로부터 빚을 얻어 주식을 산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이런 주식은 시장이 휘청이면 강제 처분될 수 있어 금융당국도 모니터링에 나섰다.
증시 활황 속 ‘개미 빚투’ 규모도 신기록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5일 33조7000억원까지 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다. 신용거래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이 수치는 미국·이란 전쟁이 증시에 처음 영향을 준 지난 3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기록을 갱신했다.

신용거래는 통상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대출을 지렛(leverage)로 삼는 만큼 주가가 뛸 때는 고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주식이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자칫하면 큰 손실을 보게 된다. 담보가 항상 일정 가치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고, 주가 하락 시에는 돈을 더 채워 넣지 않으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버리는 반대매매가 이뤄진다.

반대매매는 하락장에서 지수를 더욱 끌어내리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여의도 증시 전문가들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에서도 “더 떨어지면 신용 반대매매로 더욱 하락을 부추길 듯하다” “이게 바닥이 아닐 듯” “빚투 반대매매 몸조심하자”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초단기 빚투’로 분류되는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5일 기준 2조1487억원으로, 전쟁 발발 이전의 두 배로 급증했다. 이 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2거래일 안에 대금을 갚아야 하고, 상환하지 못하면 3거래일째 주식이 강제로 매각된다. 특히 주식을 전날 종가보다 최대 30% 낮은 금액으로 처분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뒷감당이 더 어려워진다.

증권사가 아닌 은행을 통한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도 많이 늘어났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40조7227억원으로, 3년 2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지난 3~5일 사흘 만에 1조3000억원이 불어났고, 상당 부분이 증시로 흘러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가 뛰면 고수익…떨어지면 ‘강제 처분’
금융감독원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융·산업별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지며 레버리지 투자자의 손실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해 ‘빚투’ 관련 자금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위험 관리 차원에서 대출 문을 닫거나 한도를 줄이는 등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이달 초부터 신용거래 신규 매수를 일시 중단했다. 다른 일부 증권사도 “한도가 소진되면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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