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사 손익분기 원유가격이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80달러 중반대 수준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날부터 시행된 석유 최고가격제는 당장 정유사 수익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판매되는 석유제품이 2~4개월 전 평균 약 65달러에 도입한 저가 원유 재고로 생산된 물량으로 추정돼서다. 다만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이 재고가 소진되는 약 두 달 뒤부터 정유사 수익 구조가 손실 구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통상부가 13일부터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에서 보통휘발유 공급가격 상한은 리터당 1724원으로 설정됐다. 이 가운데 유류세와 부가가치세 등 약 900원의 세금을 제외하면 정유사가 실제로 받는 공급가격은 리터당 약 800원대 수준이다. 이를 원유 가격 기준 단위인 배럴(1배럴=159리터)로 환산하면 약 13만5000원 수준이다. 환율 1450원을 적용할 경우 약 93달러 수준의 제품가격으로 계산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유사의 평균 원유 도입원가는 배럴당 약 65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운영비 약 2달러와 정제비용 약 7달러 등 약 9달러의 고정비를 더하면 총 비용은 약 74달러 수준이 된다. 이를 제품가격인 93달러와 비교하면 배럴당 약 19달러 정도의 마진이 남는 구조다. 리터 기준으로는 약 170원 수준의 이익에 해당한다.
이 구조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정유사의 손익분기 원유가격은 약 84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재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약 113달러로 정유사 손익분기 가격을 크게 웃돈다. 다만 정유사는 원유 도입부터 정제·판매까지 약 2~4개월의 시차가 있어 당장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지금 판매되는 석유제품이 과거 저가에 들여온 원유로 생산된 물량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고유가가 얼마나 지속되느냐다. 업계에서는 두바이유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약 두 달 뒤 정유사 평균 원유 도입원가가 손익분기점인 84달러를 넘어서면서 수익 구조가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휘발유 기준으로 배럴당 약 29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휘발유 소비량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정유사들은 하루 약 300억원 안팎의 손실 구조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유사별 재고 구조도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원유 도입 시차는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는 약 3~4개월, S-Oil은 약 2개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재고 회전이 빠른 S-Oil이 고유가 영향을 더 빨리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주유소 역시 재고 상황에 따라 단기 손익이 엇갈릴 수 있다. 주유소 저장탱크 재고는 보통 3~7일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가격 통제 시행 초기에는 고가에 매입한 재고를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재고가 소진되면 새 공급가격이 적용되면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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