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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연봉이 9000만원?…최저시급 4만4700원안에 '멘붕'

입력 2026-03-13 14:47   수정 2026-03-13 14:56


미국 뉴욕시가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약 4만4700원)로 인상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12일(현지시각) AP와 폭스 등에 따르면 전날 샌드라 너스 뉴욕시 의원은 현재 시간당 17달러인 최저 시급을 30달러로 두 배 가까이 끌어 올리는 파격적 내용을 담은 법안을 시 의회에 공식 상정했다.

이 법안은 올해 1월 새로 취임한 진보 성향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의 핵심 선거 공약으로 100만 명 이상 저임금 노동자를 살인적인 물가와 빈곤에서 구제하려면 임금 상승이 유일한 타개책이라는 주장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을 뜯어보면 모든 기업이 한 번에 최저 시급을 30달러로 올려야 하는 건 아니다. 기업 규모와 복지 혜택 제공 여부에 따라 인상 시기는 세밀하게 차등 적용된다. 500명 이상 직원을 고용한 대형 사업장은 2027년까지 시간당 20달러로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 이후 2030년까지 최종 목표 30달러 기준에 맞추게 된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500명 미만 중소 사업장에는 유예 기간을 뒀다. 2028년 21.50달러, 2032년 30달러에 차례대로 도달하도록 유도한다. 뉴욕시 소비자노동자보호국(DCWP)이 매년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최저 시급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조항도 명시했다. 우버, 도어대시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일하는 배달 노동자와 독립 계약직 역시 동일한 보호 기준을 적용받는다.

30달러는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 주요 경제국 시급과 비교해도 유례를 찾기 힘든 금액으로 미국 연방 최저 시급은 2009년 이후 시간당 7.25달러(약 1만 793원)에 멈춰 있다. 2026년 기준 한국 최저 시급 1만320원(약 6.93달러)과 비슷하다. 뉴욕시 목표치는 현 연방 최저 시급보다 4배 이상 높은 파격적인 금액이다.

맘다니 시장과 진보 진영이 급진적인 수치를 고집하는 배경에는 미국에서도 유난히 높은 뉴욕의 생활비 부담 때문이다. 경제정책연구소(EPI) 자료에 따르면 현재 뉴욕 최저임금 17달러는 워싱턴주 시애틀(21.30달러)이나 캘리포니아주 웨스트할리우드(20.25달러)처럼 생활비가 덜 드는 도시에 비해 한참 낮다.

이번 추진에 기업과 소상공인 단체는 즉각 거세게 반발했다. 뉴욕시에는 240만 개에 달하는 소상공인 사업체가 있고, 이들은 전체 민간 부문 일자리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임금을 인위적으로 2배 가까이 올리면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프랜차이즈나 기득권 기업만 살아남아 독과점이 심화하고 소비자 선택권마저 제한될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 역시 최저 시급을 급격하게 올리면 참담한 부작용이 뒤따를 것을 우려했다. 보수 성향 정책 연구 기관 헤리티지 재단은 13일 이 법안이 통과하면 기업에 엄청난 인건비 충격을 가해 오히려 저숙련 노동자를 노동 시장에서 방출하는 역효과를 낳는다고 분석했다. 비용 증가를 견디지 못한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올리면 결국 저소득층 소비자 부담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헤리티지 재단에 따르면 시애틀시에서는 최저임금을 20달러로 인상하자 실업률이 2022년 3.6%에서 2025년 4.9%로 급등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패스트푸드 업종 임금을 20달러로 올린 직후, 약 1만8000명이 일자리를 잃고 관련 메뉴 가격이 14.5% 상승했다. 시장 원리인 보이지 않는 손을 무시한 인위적인 임금 통제가 명백한 정책 실패를 부른다는 것이다.

거센 반대 여론에 주요 매체들은 소상공인 연합회와 대기업 이익 단체들이 대대적인 집단 가처분 소송을 준비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헌법상 보장된 기업 영업권 침해나 행정 절차적 위법성, 혹은 주법과 시 조례 간 충돌 문제를 근거로 들 전망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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