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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내리면 달라지는 것들이…" 놀라운 보고서 나왔다 [집잇슈]

입력 2026-03-18 07:00   수정 2026-03-18 07:11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등 적극적인 부동산 정책을 펼치며 시장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쏟아져 나와 서울 강남 3구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집값이 안정되면 개인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실제 주거비 완화가 소비와 결혼, 출산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보고서에서 그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신한미래전략연구소가 발간한 ‘집값이 안정되면 달라질 것들’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 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에 집중된 가운데 주택가격 상승이 자산 격차 확대와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며 소비 위축 등 가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에서 자산 불평등은 곧 부동산 격차를 의미한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 상승이 계층 간 자산 격차를 수년치 소득 차이 이상으로 벌려놨다. 부동산 불평등 심화는 주거 불안과 소비 위축을 통해 삶의 질을 직접 악화시킨다. 특히 같은 부동산 가격 변동이 부동산 보유자와 임차자에게 정반대로 작용하면서 체감 격차는 수치 이상으로 벌어지게 된다. 보유자는 자산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담보 여력이 확대되고 부의 효과를 통해 소비가 증가한다. 하지만 임차인은 임대료 상승으로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고, 자산 형성 기회가 박탈된다. 주거 불안도 심화한다.

젊은 세대일수록 부동산 격차는 더 큰 문제가 된다. 젊은 세대의 불평등 기여 요인 중 자산이 약 44%를 차지한다. 특히 부모의 부동산 보유 여부가 자녀의 자산 출발선을 결정하는 구조를 강화한다. 소득 격차는 복지정책이나 개인의 노력으로 좁힐 수 있지만 부동산을 통해 벌어진 격차는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의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넘베오에 따르면 한국의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24.1배(2024년 국가데이터청 수도권 기준 8.7배)로 중위 소득 가구가 소득 전액을 저축해도 내 집 마련까지 24년 이상이 걸린다. 수도권, 서울로 범위를 좁히면 수치는 더 늘어난다. 신한미래전략연구소는 "주택 가격 부담이 높은 나라일수록 소비 성향이 낮아지는 음(-)의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PIR은 압도적으로 높고, 소비 성향은 가장 낮은 한국은 그 분포에서 가장 극단적인 위치에 놓여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부담이 가계의 지갑을 직접 조이고 있는 셈이다.

이는 동시에 가능성도 제시한다. 한국 역시 PIR과 평균 소비 성향은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만큼 주택가격부담의 완화가 소비 여력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집값이 올라도 소비는 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한국 가계 자산구조의 특수성에 기반한다. 자산의 76%가 부동산에 묶여있어 자산이 늘어도 가용현금은 부족하다. 한국에서 주택가격 상승은 자산보유자의 소비 증가보다 무주택자나 청년층의 소비 위축으로 더 크게 작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집값 상승은 가계부채 증가를 통해 소비를 제약한다.

집값이 내리면 어떨까. 연구소는 집값 안정이 청년과 중년층의 소비 여력을 직접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가격 5% 상승 시 50세 미만 가계의 후생은 0.23% 감소, 50세 이상은 0.26%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 경로를 보더라도 25~39세의 소비의 주택 가격 탄력성은 -0.301로 집값 상승 때 이 연령대의 소비 위축이 가장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부담이 완화되면 청년과 신혼부부의 결혼 실행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 청년의 63.8%가 결혼 전에는 부모와 함께 살다가 결혼 후에 독립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주택가격 안정은 결혼 실행의 경제적 장벽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경로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출산 여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국토연구원분석에 따르면 주택가격(매매·전세)의 첫째 자녀 출산율 기여도는 30.4%이다. 또 주택 가격이 1% 오르면 다음 해 출산율이 0.002명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주택가격 안정 시 출산율 하락 압력의 약 30% 완화가 가능한 셈"이라며 "행복 주택 입주 청년 477명 대상 실증 연구에서는 주거 만족도 개선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것이 결혼 의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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