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제이스텍이 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습니다. 사명도 '제이스로보틱스'로 변경합니다. 물류로봇 분야의 성장성을 확인하자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차전지 생산설비용 물류로봇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바이오 공정에 필요한 물류로봇도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이스텍은 지난 13일 1.42% 오른 856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 들어 72% 넘게 주가가 올랐습니다. 로봇 신사업 추진을 계기로 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회사는 2017년 디스플레이 업종이 호황을 누릴 당시 2만원대까지 주가가 오른 적이 있습니다. 이후 업황 부진을 겪으며 지난해 11월 장중에는 296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죠.
최근 로보틱스 사업에서 성과가 나오면서 시장이 반응을 보입니다. 제이스텍은 2023년 글로벌기업과 협력을 통해 북미 생산 라인에 국내산 자율주행로봇(AMR)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북미 2차전지 공장에 약 250대(약 300억원 규모)의 AMR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물류로봇 시장의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정재송 제이스텍 회장은 "국내 기업 뿐만 아니라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글로벌 기업들도 제이스텍 AMR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터리 공정에서는 로봇 기반 물류 자동화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정 회장은 "전자제품 제조공정은 부품이 작아 천장 물류 시스템으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배터리는 무게가 1~2톤에 달해 자율주행 로봇 기반 물류가 필수적"이라며 "2차전지 공정 자동화를 위해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회사의 연구소장도 겸임하고 있는 만큼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반기에는 바이오 공정에 필요한 물류로봇도 선보인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2차전지 설비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회사는 각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위한 자동화 설비와 물류 자동화 제조실행시스템(MES) 등을 포함한 토탈 솔루션 구축 역량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제이스텍은 현재 국내 주요 2차전지 기업의 해외 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공급하고 있죠. 또 미국 2차전지 전문사 IBC와 협력해 인도 기가 팩토리 설비 턴키 공급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초까지 총 979억원 규모의 2차전지 자동화 설비 계약을 따냈습니다. 제이스텍의 현재 기준 수주 잔고는 1741억원입니다.

시장에선 제이스텍을 저평가된 로봇주로 평가합니다. 오준호 독립리서치 스터닝밸류 연구원은 "장비주에서 로봇주로 재평가되면 주가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로봇 자동화 관련 기업군 내에서 가치가 이례적으로 낮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향후 신사업을 통해 실적이 얼마나 개선될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업인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장비 사업이 부진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2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매출도 51% 넘게 급락한 30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정재송 제이스텍 회장에게 올해 경영 계획과 내부 현황 등을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정재송 제이스텍 회장과의 일문일답.
▷사명까지 바꾸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디스플레이 자동화 장비 역시 본질적으로는 로봇 기반 자동화 설비입니다. 특정 산업에 납품하는 장비 회사로 인식되기보다 로봇 자동화 기술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명 변경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식회사 제이스로보틱스(JAS Robotics Inc.)'로 사명을 바꾸고, 로보틱스 중심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여전히 저평가된 로봇주로 평가받는 이유는
"장비나 기술이 알려지면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추진하는 로봇 사업이 부각되면 기업에 대한 적정한 평가가 이뤄져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향후 로보틱스 사업을 통한 목표는
"아직 상징적인 이야기지만 매출 1조원을 달성해 보자는 목표로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2차전지 물류로봇 외에도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의 AMR 등 자동화 장비 납품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차전지 관련 설비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배터리 공장은 규모가 크고 공정 설계가 잘못될 경우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통해 축적한 클린룸 관리와 공정 안정화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장 설계와 시뮬레이션까지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 업종이죠. 저희는 공정 중 파티클이 발생하더라도 제품에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기술을 보유하면서 수율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특히 각형 배터리 공정에 대한 토탈 자동화 솔루션을 갖춘 점도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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