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은 HD현대중공업이 소유한 군산조선소를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에 매각하기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각각 38.6%의 지분을 보유한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이 HJ중공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양측은 실사 후 매각 금액과 거래 조건을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군산조선소의 장부가액이 2021년 말 기준 665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각금액은 7000억~1조원 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군산조선소는 2017년 조선업 침체로 가동을 중단했다가 2022년 10월부터 재가동해 연간 10만t의 블록을 생산하고 있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군산조선소를 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와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HD현대, 매각대금 '마스가' 투입…스마트 조선소로 中과 가격 경쟁
HD현대의 ‘아픈 손가락’이던 군산조선소 부활은 2021년 시작된 조선업 2차 호황을 타고 시작됐다. 코로나19에 따른 운임 상승과 함께 선박 수주가 늘었고, 1~2년 전부터 한국을 중심으로 독 부족 현상이 이어져서다.

이런 상황에서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군산조선소 인수에 성공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으로 몸값이 치솟고 있는 30만t급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비롯해 2만TEU 이상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가능해진다. 한국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독이 꽉 찬 상황에서 군산조선소가 대형 선박 ‘낙수효과’를 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HD현대중공업에서 안정적인 일감도 확보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활성화를 위해 인수 후 3년 동안 HD현대의 블록 제작 물량을 발주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설계 용역을 제공하고 원자재 구매대행, 자동화 등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군산조선소를 미 해군의 유지·보수·정비(MRO) 조선소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HJ중공업은 국내 중형 조선소 중 유일하게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하고 있다.
고용도 확 늘어난다. 군산조선소는 2022년 재가동 후 블록 생산에 주력하고 있어 고용 인원이 현재 1000명에 그친다. 이 조선소가 정상 가동된 2016년 고용 인원이 5250명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고용이 확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울산 등 국내 조선소 추가 투자도 단행한다. 중국과의 원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스마트 조선소에 투자해 슈퍼사이클 이후 더 치열해질 가격 경쟁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와 HJ중공업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거래”라며 “군산조선소가 신조선 건조에 나서면서 생산 효율성이 확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김진원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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