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다른 나라들의 참여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게시한 트루스소셜 포스트에서 "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세계 각국 또한 해당 통로를 관리해야 하며, 우리 미국도 그들을 아주 많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5개국을 거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대이란 전쟁에 사실상 다른 나라가 참전하라는 요구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차를 두고 게시한 두 번째 글에서 "미국은 모든 일이 신속하고 원활하며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당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면서 "이는 언제나 공동의 노력이어야 했으며, 이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조화와 안보, 그리고 영원한 평화를 향해 세계를 하나로 묶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2주를 넘어 장기화하면서 이 문제는 세계 각국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날 미국이 이란의 주요 석유수출 거점인 하르그 섬을 공격하자 이란은 하르그 섬을 공격한 미사일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발사되었다는 이유로 UAE를 다시 공격했다. UAE의 대규모 원유 수출 시설인 푸자이라 항에서 일부 원유 적재 작업이 중단됐다. 미 국방부는 이날 이란에서 UAE를 향해 탄도미사일 9발과 드론 33대가 발사됐다고 밝혔다. 세계 원유 수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향후 생산 재개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 보호 문제가 다른 나라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만큼 일종의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일정한 기여를 하라는 취지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유통되는 원유 중 상당부분은 아시아로 운송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전체 물동량 중 37.7%는 중국으로, 14.7%는 인도로, 12.0%는 한국으로, 10.9%는 일본으로 각각 운송(작년 1분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 기준)된다. 이 중에서 중국 선박 및 인도의 액화프로판가스(LPG) 운송 선박은 이미 이란 측에서 통과시켜 주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해군은 동맹국에 대한 방어적 지원의 일환으로 항공모함 타격단을 포함해 약 12척의 군함을 지중해와 홍해에 배치했다. 배치 지역에는 잠정적으로 호르무즈 해협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국 군인이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도 보복 공격에 대해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프랑스 당국자들은 군함이 호르무즈 유조선을 호위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 "이 지역 해상 운송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입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은 2020년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작전 영역을 넓힌 바 있다. 당시 트럼프 1기 정부는 이란 군부의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지역 안정에 기여해달라는 미국의 요구가 커진 데 따라 한국도 청해부대 작전 범위를 확장했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원유의 3분의 2 이상이 지나가는 만큼 우리의 경제적 핵심 이익을 지키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이번에도 같은 식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와 면담할 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 문제에 대한 지원 요청 등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김 총리는 밝혔다. 주미대사관 등에서도 특별히 트럼프 정부의 요청 등을 받은 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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