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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사 먹으면 오히려 손해"…예비군 훈련비 '불만 폭발' [이슈+]

입력 2026-03-15 19:03   수정 2026-03-15 20:03

예비군 훈련 보상 수준이 법정 최저임금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처우 개선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가 올해 훈련비를 일부 인상했지만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예비군 작계훈련을 마친 김기태(29) 씨는 '훈련 보상비를 어느 정도까지 올려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최저 시급 까지는 바라지 않는다"고 답했다. 작계훈련은 5~6년 차 예비군을 대상으로 지역방위 임무 수행을 위해 거주지나 직장 일대에서 실시하는 방어 훈련이다. 김 씨는 "하루 종일 훈련하고 받은 돈이 5000원"이라며 "올해부터 작계훈련비를 신설했다고 홍보하던데,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국방부는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올해 예비군 훈련을 앞두고 예비군 보상비(훈련비 및 급식비)를 일부 증액했다고 밝혔으나 현장 반응은 냉담했다. 실질 보상 수준이 법정 최저임금의 30%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해 예비군 훈련비 시급은 △동원훈련Ⅰ형 3392원 △동원훈련Ⅱ형 1562원 △기본훈련 1250원 △작계훈련 833원이다. 이는 국방부가 공개한 올해 예비군 훈련비를 훈련 시간으로 나눠 계산한 수치다. 기본훈련과 작계훈련의 경우 훈련비가 올해 처음 신설됐지만, 여전히 올해 법정 최저시급(1만320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의 경우 예비군 훈련 참여로 인한 기회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까지 예비군 훈련에 참여했다는 한 자영업자는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면 하루 장사를 포기해야 하는데 지급되는 훈련비는 최저임금보다 훨씬 적다"고 토로했다.
◆ 물가 폭등에도 식비는 9000원… "밥 먹으면 오히려 손해"
식비 문제 역시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불만 가운데 하나다. 올해 예비군 식비는 9000원으로 책정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루 8000원으로 동결됐다가 올해 1000원 인상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외식 물가는 크게 상승했다. 행정안전부 외식비 가격 자료에 따르면 서울 기준 김밥 한 줄 가격은 2020년 2월 2446원에서 올해 2월 3800원으로 약 55% 올랐다. 칼국수는 7000원에서 9923원(41.75%), 냉면은 9000원에서 1만2538원(39.31%), 비빔밥은 8769원에서 1만1577원(32.02%)으로 상승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만난 예비군 정호영 씨(30)는 "협약 식당이 있어도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결국 밖에서 사 먹어야 하는데 순댓국 한 그릇도 1만 원이 넘는 상황에서 식비 9000원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 전문가 "K방산 자화자찬 멈추고 예비군 처우부터 현실화해야"
정부 또한 이러한 예비군 처우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생업을 제쳐두고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는 청년들에 대한 보상과 환경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실효성 있는 훈련 보상체계 마련을 국방부에 주문한 바 있다.

전문가들 역시 국방 예산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서라도 예비군의 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군사력 강화를 강조하면서도 예비군 처우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수준"이라며 "훈련비를 소폭 인상했다고 처우 개선이라고 말하기엔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호 우석대 군사학과 교수도 "전역한 예비군은 생업에 종사하는 일반 시민"이라며 "국가가 소집하는 만큼 최소한 법정 최저시급 수준의 보상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급식비에 대해서도 "현역 병사 1끼 4600원은 순수 식재료비이지만, 예비군 9000원에는 인건비·임대료·배달료·마진이 다 들어가 실제 식재료비는 3000원도 안 된다"며 "최소 1만5000원 정도는 돼야 현실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러한 처우 개선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최저시급을 목표로 추진하려는 방향은 변함이 없다"며 "비서실장이 언급한 '목표'를 가지고 기획예산처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적인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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