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탕·찌개 조리 구역도 로봇이 점령했다. 사원증을 찍고 원하는 메뉴를 고르면, 미리 건더기를 담아둔 뚝배기에 노즐을 통해 정량의 국물이 쏟아졌다. 이어 로봇 팔이 뚝배기를 화구로 옮겨 정해진 시간 동안 오차 없이 끓여냈다. 바로 옆 튀김 조리대에서도 로봇이 일정한 온도와 속도로 튀김망을 흔들고 있었다.

이곳은 삼성웰스토리가 운영하는 국내외 사업장 600여곳 중 가장 선진화한 ‘미래형 급식장’이다. 삼성웰스토리는 본사 구내식당에서 다양한 푸드테크 기술을 실험해본 뒤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와 외부 사업장에 적용한다.핵심은 로봇이다. 삼성웰스토리는 2023년부터 조리 효율성 제고와 부상 방지 등을 위해 로봇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트레이와 식기 자동 디스펜서부터 야채 세척 등 전처리 과정, 국·탕·찌개와 면·튀김 조리 등까지 영역을 넓혔다. 조리 중인 메뉴의 과열이 감지되면 불 세기를 알아서 조절하는 온도 센싱모듈도 개발 중이다.
푸드로봇의 진화는 심각한 구인난과 맞닿아 있다. 급식업계에선 인력 채용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지 오래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산단 지역의 대형 사업장을 열 땐 100명 넘는 인력이 필요한데, 오픈 수개월 전부터 공고를 내도 지원이 없어 내부 인력으로 돌려막는 게 현실”이라며 “격오지는 사람을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 인근 도시에 통근버스를 대절해 인력을 채우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고강도 노동 기피 현상으로 구인난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고용정보원은 2023년부터 2033년까지 조리 서비스직 취업자가 4만2000여 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음식·주점업 종사자도 10만5000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치킨 등 대형 프랜차이즈, 뷔페, 인력난이 심한 지방 외식업장을 중심으로 조리 및 서빙 로봇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딜리버리 분야에서도 로봇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올 초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업체들은 포장·배송 로봇을 속속 선보였다. 중국 라이다업체 로보센스는 상품 포장, 진열, 운반, 재활용 등 20단계의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적당한 압력으로 상자를 접고 포장하는 등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만큼 협응 솔루션이 발전한 결과다. 국내 기업 고레로보틱스도 여러 가구에 물품을 배송하는 다세대 주택 전용 로봇을 선보여 CES 혁신상을 받았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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