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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필수 '재테크 통장'이었는데…MZ들 "이제 안해요"

입력 2026-03-15 17:40   수정 2026-03-16 01:05


올해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10곳 중 6곳은 인근 새 아파트 시세보다 20% 높은 가격에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급등에 대출 규제까지 맞물려 젊은 층이 내 집 마련에 사용하는 청약통장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에서 신규 분양한 24개 민간 단지 중 19곳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해당 지역에서 최근 2년간 입주한 아파트 시세를 넘었다. 이 중 14곳(58.3%)은 주변 시세보다 20% 이상 비쌌다. 지난달 부산 금정구 금정산하늘채루미엘은 3.3㎡당 2834만원에 공급돼 인근에서 2년 내 입주한 아파트 평균 시세(3.3㎡당 1362만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분양가가 치솟은 이유는 땅값과 원자재 가격, 인건비, 금융비용 등 공사 원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5264만원으로 1년 전(4405만원)에 비해 19.5% 상승했다. 도심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일반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향후 안전관리 비용 증가와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 등으로 분양가는 더 오를 공산이 크다. 최근 2년 새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3~5년인 가입자가 464만4268명에서 314만495명으로 150만 명 넘게 줄어드는 등 ‘청약통장 무용론’이 확산하는 이유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선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을 막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지방 구분없이 고분양가…청약열기 '시들'
'내집 마련' 직행버스서 하차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구에서 공급된 ‘드파인 연희’의 3.3㎡당 분양가는 4707만원이었다. 서대문구의 최근 2년간 평균 분양가(4001만원)보다 17.6%, 최근 2년 입주 아파트 평균 시세(직방 기준 3709만원)보단 26.9% 높았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전통적인 내 집 마련 수단이던 아파트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이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구분할 것 없이 분양가가 다락같이 오르는 상황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어서다. 기대이익은 줄고 대출 규제는 강화되면서 사회초년생 위주로 청약통장을 깨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4곳 중 시세보다 저렴한 곳 5곳뿐
15일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신규 분양한 24개 단지 중 3.3㎡당 평균 분양가가 해당 지역(시·군·구)의 새 아파트(입주 2년) 시세보다 저렴한 곳은 다섯 군데뿐이었다. 이 5곳 중 3곳은 15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인 데다 중소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게 공통점이다.

나머지 사업장은 분위기가 다르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 ‘래미안 엘라비네’(총 557가구)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 18억4800만원(3.3㎡당 5307만원)에 책정됐다. 강서구에서 3.3㎡당 분양가격이 5000만원을 넘긴 첫 사례다. 길(방화대로) 건너편에 있는 ‘마곡힐스테이트’(603가구·2017년 준공) 같은 주택형의 최근 실거래가(17억원)보다 1억원가량 높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역 센트럴 아이파크 수자인’(853가구) 전용 84㎡는 최고 12억6070만원에 분양했다. 2024년 준공된 인근 ‘안양역 푸르지오 더샵’(2736가구)의 최근 실거래가가 12억원대인 걸 고려하면 기대 시세차익이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분양가 캡(분양가상한제)이 씌워진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용산구의 새 아파트보다 이외 지역 분양가가 더 비싸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공급 예정인 동작구 ‘라클라체자이드파인’(노량진6구역)과 ‘흑석 써밋더힐’(흑석11구역)의 분양가가 전용 84㎡ 기준 25억원(분양면적 3.3㎡당 7500만원) 이상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11월 분양가상한제 지역 역대 최고가로 공급된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의 분양가는 26억~27억원대였다. 작년 10월 시장에 나온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 티에르원’의 가격(전용 84㎡ 기준 최고 26억8400만원)은 반포 분양가를 일부 뛰어넘었다.

경기 양주 ‘더플래티넘 센트럴포레’는 103가구 모집에 25명만 신청해 1순위에서 미달됐다. 이 단지의 3.3㎡당 분양가는 3456만원으로, 최근 2년 내 인근 입주 아파트 시세(1998만원)를 크게 웃돌았다.
◇‘청약 무용론’에 통장 150만 개 증발
아파트 원자재인 땅값이 뛰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분양가(HUG 기준)에서 대지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36%에 달한다. 수도권(41%)은 5대 광역시 및 세종(35%), 기타 지방(17%)보다 땅값 비중이 훨씬 높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건설 공사비는 약 30% 뛰었다. 서울 분양가상한제 지역이 축소되고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진 게 가격 상승 구조를 고착화했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분양가를 높여도 서울 등 인기 주거지는 ‘완판’(100% 계약)에 무리가 없다”며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손해를 일반분양으로 메꿔야 하는 재건축·재개발 조합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전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해 청약이 사회초년생의 내 집 마련 ‘교과서’로 통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권 ‘로또 단지’ 일부를 제외하곤 이 같은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 대출·실거주 규제 등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키기도 어렵다. 청약통장 이탈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는 2024년 1월 2697만9374명에서 올해 1월 2613만2752명으로, 2년 새 84만6622명 줄었다. 통장 가입 기간이 3~5년인 가입자만 464만4268명에서 314만495명으로 150만 명 넘게 증발했다. 10년 이상 고가점자는 늘고 있어 가점이 낮은 청년층 위주로 ‘청약 무용론’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약을 할 바에 인근 기존 아파트를 사거나 입주권(재개발) 투자를 하는 게 합리적이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혁/유오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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