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지난 12일 전인대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폐막식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를 비롯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및 전인대 대표 등 27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전인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시행될 제15차 5개년 계획을 확정하는 등의 의제를 다뤘다. 통상 5개년 계획은 연초 발표했고, 직전 계획도 2021년 1월 첫째 주 나왔지만 올해는 이달 전인대까지 기다린 끝에 확정됐다. 그만큼 이번 15차 5개년 계획이 국가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다.15차 5개년 계획은 여러 중요한 정책 방향과 목표를 다루고 있지만 5년 동안 산업 고도화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핵심으로 파악된다. 산업 고도화의 주역은 미래 전략 산업으로서, 대부분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하거나 AI 기술 생태계와 연관돼 있다. AI 기술을 지원할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이 자립할 수 있을 것인가, 중국 AI 기술이 미국을 뛰어넘을 것인가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듯하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에너지(전력) 전략이다. 중국의 산업 고도화 핵심 기술은 하나같이 대량의 에너지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중국은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약 60%에 이르는 등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 재생에너지 발전 국가가 됐다. 과거 중국은 화력 발전에 의존했으나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라는 오명과 화석연료 고갈 우려, 심각한 대기 오염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 국가적으로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드라이브를 건 이유다. 이처럼 저탄소 전환을 서두른 것은 중국이 글로벌 전기자동차 생산을 주도하는 시점과도 맞물린다.
지리적으로도 유리하다. 네이멍구자치구 등 바람이 많은 북쪽 지역에서는 풍력 발전, 메콩강과 연결되는 남쪽 지역은 수력 발전, 고도가 높은 히말라야산맥 주변은 태양광 발전에 적합하다. 물론 에너지 주요 소비지가 도시화율이 높은 동부 해안 지역이라는 게 문제였다. 원거리에서 생산된 전력을 주요 해안 도시까지 보내려면 막대한 전력 손실과 송전망 건설·운영 비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화력발전에 치중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행히 전력 운송의 비효율 문제는 초고압송전망 기술 발전으로 점차 해소되고 있다. 초고압송전망 기술은 2000년대 말부터 본격 추진했는데 지속적인 혁신으로 지난 14차 5개년 계획(2021~2025) 당시 신재생에너지 발전 원가가 석탄 화력 발전보다 낮아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핵심 설비인 에너지저장장치(ESS), 풍력과 태양광 설비 등 역시 중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15차 5개년 계획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장기 에너지 전략으로서 원자력 발전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AI 시대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와 기후 조건에 크게 좌우되는 데 비해 원자력 에너지는 이와 관계없이 꾸준한 발전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소비지 근처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달성한 뒤 2060년까지 실질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공격적인 에너지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해외 연구기관도 녹색목표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기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중국이 깨고 있다고 평가한다. 16차 5개년 계획이 나올 2031년 중국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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