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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격제의 '딜레마'…치솟은 유가 반영땐 가격 못잡아

입력 2026-03-15 18:13   수정 2026-03-16 01:12

중동 사태를 계기로 도입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의 ‘2차 고시’를 놓고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의 고민이 벌써부터 깊어지고 있다. 무섭게 치솟는 국제 가격을 반영하자니 휘발유 등의 최고가격을 대폭 올려야 하고, 국제 가격을 반영하지 않으면 정유사 손실이 급증하는 딜레마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최고가격제 도입 사흘째인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4원 내린 L당 1840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1842원으로 5원 하락해 아직 ‘휘발유값과 경유값 역전’은 여전하다.

정부는 지난 13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를 휘발유는 L당 1724원, 경유는 1713원, 등유는 1320원으로 고시했다. 오는 26일까지 이 도매가가 적용돼 주유소 가격도 안정될 전망이다. 관건은 정부가 27일 고시할 2차 석유 최고가격이다. 산업부는 1차 최고가격에 국제 제품가격 상승률을 곱해 2차 최고가격을 정하기로 했다.

국제 석유제품 시세는 급등하고 있다. 싱가포르 석유제품 시장에서 13일 기준 휘발유는 배럴당 136.4달러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충돌하기 직전인 지난달 27일과 비교하면 71.3% 올랐다. 이 기간 경유와 등유 가격 상승률은 각각 107.1%, 113.8%다.

정부는 2월 3주 차 석유제품 가격을 기준가로 삼아 1차 최고가격을 정했다. 2차 최고가격에는 개전 이후 석유제품 상승세를 반영해야 한다. 한 전문가는 “추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없으면 주유소 휘발유값이 L당 2000원을 돌파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정유사들은 손실을 재정으로 메워주겠다는 정부 방침에 기대를 걸지만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13일 석유시장 점검회의에서 손실 보전에 대해 “(정유사의 최소) 마진과 손실을 같이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보전 규모는 “아주 제한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손실 보전액은 국제 석유가격 변동에 달려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선 정확하게 추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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