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 여파로 글로벌 원유 수송망이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 해운기업 시노코(Sinokor)가 초대형 유조선 전략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노코는 국내에서 장금상선으로 알려진 해운기업이다. 2025년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 자산총액 19조4900억원으로 32위에 오른 대기업이지만 사업 특성상 일반 대중에게는 비교적 덜 알려진 기업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노코는 전쟁이 시작되기 몇 주 전부터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을 공격적으로 확보하며 선단을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시노코가 약 150척의 슈퍼탱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시노코는 올해 1월 말 최소 6척의 빈 VLCC를 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켜 화물을 기다리며 대기하도록 했다. 이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원유 수출이 막히자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저장 공간 확보를 위해 시노코 유조선을 찾기 시작했다.
현재 시노코는 하루 약 50만달러(약 7억5000만원)의 용선료를 받고 유조선을 빌려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10배 높은 수준이다. 석유 회사들은 해당 유조선을 사실상 바다 위 저장시설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시노코가 지난 1월 VLCC를 평균 약 8800만달러에 확보했다고 전했다. 하루 50만달러 수준의 용선 계약이 유지될 경우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선박 가격을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원유 운송 운임도 크게 올랐다. 시노코는 중동에서 중국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비용으로 배럴당 약 20달러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평균 약 2.5달러보다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원유 운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유조선을 저장시설로 활용하는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원유 물류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시노코 같은 선주들이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노코는 1989년 설립된 한국 해운회사다. 한국선주협회장을 지낸 정태순 회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유조선 확보 전략이 정 회장의 아들 정가현 시노코 이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블룸버그는 "이란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뒤흔드는 가운데 한 한국의 은둔형 해운 사업가가 이번 혼란에서 가장 큰 승자 중 한 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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