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티브 시니어 시대가 왔다."
한국 사회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며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기대수명은 83.7세로 늘어났지만, 길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 과거에는 은퇴 이후의 삶을 휴식과 정리의 시기로 여겼다면 이제 노년은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으로 인식되고 있다. 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인생의 두 번째 곡선을 그리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는 개념이 주목받는 이유다.
한경미디어그룹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시니어의 삶과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한경 액티브 시니어 아카데미(Active Senior Academy, ASA)'를 개설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초고령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노년의 모습과 '웰 에이징(Well-aging)'의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늙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어떻게 늙어갈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미리 보는 '한경 액티브 시니어 아카데미'를 통해 '닥터박민수닷컴' 박민수 ND의원 원장과 박명우 서울대 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교수에게 건강한 신체로 노년을 맞이하는 법을 들어본다. 박 원장과 박 교수 모두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속도는 관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건강한 신체는 건강한 마인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질병이 생긴 뒤 대응하기보다, 40~50대부터 생활 습관을 바꾸어 70~80대의 삶의 질을 설계할 것을 강조한다.
노화는 말 그대로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을 먹고,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떻게 자고, 운동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박민수 원장의 말이다. 특히 "'나는 늙었다'는 가정이 노화를 가속한다고 본다"며 "도전을 멈추는 순간, 관계를 줄이는 순간, 배움을 포기하는 순간 마음의 노화가 시작된다"고 '마음의 노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게 '건강'이다. 특히 운동은 노화를 늦춰주는 유일한 약으로 근력 감소는 노화에 위험한 신호가 될 수 있다. 박 교수는 "근력은 노년의 핵심 건강 자산"이라며 "근력은 낙상, 골절, 만성질환 등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엘리베이터나 지하철을 기다리며 발꿈치 들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근력 운동법을 소개했다.
다음은 박민수 원장, 박명우 교수와 일문일답.
▷ 노화란 무엇일까.
박민수 원장(이하 민) : 노화는 말 그대로 나이가 들어가는 거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먹는 나이와 자신의 선택에 따른 신체 나이는 다르게 갈 수 있다. 인간이 불멸의 존재가 아니라 죽지 않는다고 할 수 없지만 최대 수명을 연장할 수 있고, 100세가 됐을 때에도 두 발로 걷고,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는 그런 욕구를 즐기며 늙어갈 수 있도록 본인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거다.
▷ 노화는 왜 일어나는 걸까.
민 : 몸의 '항상성'을 유지해야 한다. 항상성 유지라는 건 자기 몸을 잘 아는 거다. 몸속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들을 잘 알고 그런 게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거다. 저는 그걸 '루틴'이라고 본다. 흔히들 말하는 '혈당 스파이크'라는 것도 어떠한 것을 먹었을 때 혈당이 갑자기 솟구치는 이벤트가 아닌가. 이런 게 자주 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몸에 무리가 오는 게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 밥과 반찬을 먹는 게 아니라 '채·단·밥'이라고 해서 채소, 단백질, 밥 이렇게 먹으라고 제안한다. 또 식후 10분 정도 걷는 것만으로도 혈당 스파이크를 막을 수 있다.
▷ 특히 노년기에 근육이 중요한 이유가 있을까.
박명우 교수(이하 명) : 근력은 신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근력이 감소하면 걷는 것,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신체 능력 저하로 이어진다. 그러다 낙상을 하면 여러 중증 합병증이 올 수 있고 그런 도미노 현상이 문제가 된다. 노년 사망 원인 2위가 낙상이다. 낙상 자체보다 합병증 때문이다. 그만큼 근력 관리는 중요한 부분이다.
▷ 노화를 늦추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민 : 노화는 마음에서 더 빨리 시작된다. 신체 노화 못지않게 '나는 늙었다'는 자기 규정이 노화를 가속한다고 본다. 도전을 멈추는 순간, 관계를 줄이는 순간, 배움을 포기하는 순간 마음의 노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예방 중심의 삶을 설계해야 한다. 질병이 생긴 뒤 대응하기보다, 40~50대부터 생활 습관을 바꾼다면 70~80대에 다른 삶의 질을 살 수 있다.
▷ 근육은 가만히 있어도 감소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근력을 관리해야 할까.
명 : 손실되는 걸 최대한 막아야 한다. 운동도 중요하지만 근육의 주재료인 단백질 섭취도 빼놓을 수 없다. 단백질도 체중당 1.2g이라고 하는데 와닿지 않아서 챙겨 먹기 쉽지 않다. 대부분은 식사로 부족하니 두유나 단백질이 되는 간식을 챙겨 먹으라고 한다. 요즘은 영양 보충 제품이 잘 나와 있다. 쉐이크나 푸딩형 보충제도 있고.
▷ 생활 속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법이 있을까.
명 : 나이가 들게 되면 근육량 감소 외에도 감각 기능도 떨어진다. 그래서 안전한 곳에서 '약간 어렵다'는 느낌이 올 정도로 움직여주는 것을 추천한다. 침대에서 일어서는 것도 힘든 사람은 의자를 잡고 서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것도 운동이 되고, 어느 정도 거동이 가능하지만 화장실 갈 때 불안한 정도라면 봉을 잡고 한 발 서기를 한다거나 하는 정도로도 균형 운동이 될 수 있다. 또 보행 능력이 중요해서 허벅지, 종아리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까치발 들기 등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법이다. 일상생활에 연계해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 노화에 영향을 주는 건 운동, 식사와 같은 습관뿐 아니라 스트레스도 크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건 쉽지 않다.
민 : 가장 중요한 건 마인드 세팅이다. 스트레스는 성격이다. 자율신경계에 반응이 나타나 괴로워지는 거다. 몸이 이 반응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걸 줄이는 게 운동과 호흡법이다. 운동은 스트레스 염증 물질을 줄여준다. 호흡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 박동수가 늘어나 과호흡 증후군, 흔히들 말하는 공황장애가 온다. 그래서 전 스트레스를 받으면 4초간 들이마시고 6초간 내쉬라고 말한다.
▷ 혹자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걸 따라가지 못한다"고도 말한다. 노화라는 게 결국 유전의 영역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민 : 과거엔 그런 지점이 더 컸다. 의학이 지금보다 발전하기 전인 40년 정도 전이라고 본다면 유전이 7, 습관이 3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유전이 3, 습관이 7로 바뀌었다고 본다. 타고난 '위험' 유전자가 있더라도 습관, 루틴에 따라 그게 내 몸 안에서 '발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루틴을 통해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유전자가 덜 발전하도록, 불꽃을 피우지 않도록 하는 거다. 유전을 무시할 수 없지만 발현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 근력과 건강에 대해 시니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명 : 저축에서 '복리의 마법'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근육도 꾸준히 축적해놔야 훗날 버텨주는 힘이 커진다. 운동하다가 다치기도 하는데 각 질환에 따라 운동으로 허용될 강도가 정해져 있다. 그래서 의료진과 상담이 필요하다. 상담을 통해 각자 맞는 강도, 범위 내에서 꾸준하고 점진적으로 하라고 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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