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티모시 샬라메도 아니었다. 올해 오스카 남우주연상은 ‘씨너스: 죄인들’(이하 ‘씨너스’)의 마이클 B. 조던에게 돌아갔다. 유력 후보였던 샬라메는 공연예술을 깎아내리는 발언으로 구설에 휘말리며 2년 연속 오스카 남우주연상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조던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러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조던은 영화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을 향해 “저를 세상에 보일 기회와 공간을 내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조던은 ‘씨너스’에서 주인공인 쌍둥이 형제 스모크와 스택을 1인2역으로 연기했다. 진중하면서도 날선 모습을 보이는 형 스모크와 웃음기 많지만, 어딘가 경박스러운 동생 스택을 완벽하게 분리해냈다. 한 프레임 안에서 극과 극의 에너지를 보여주며 영화의 몰입감을 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뱀파이어 호러 판타지인 ‘씨너스’는 장르 영화지만 인종차별, 백인 우월주의 등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고 있어 주목받았다. 조던은 이 점을 의식한 듯, 이날 시상식에서 흑인 배우 선배에 대한 경의도 표했다. 역대 오스카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흑인 배우인 시드니 포이티어, 덴젤 워싱턴, 할리 베리, 제이미 폭스, 윌 스미스를 차례로 언급한 그는 “이런 위대한 선배들과 같은 자리에 서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당초 올해 남우주연상은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이하 ‘원 배틀’)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마티 슈프림’의 티모시 샬라메의 2파전으로 예상됐다. 영화계에선 ‘레버넌트’ 이후 10년 만에 남우주연상을 노리는 디캐프리오보다 ‘마티 슈프림’에서 탁구 선수 마티 마우저를 맡아 “올해 최고의 연기”라고 극찬받은 샬라메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컴플리트 언노운’으로 후보에 올랐지만 ‘브루탈리스트’의 에이드리언 브로디에 밀려 고배를 마신 샬라메가 올해는 남우주연상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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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샬라메가 공연예술을 두고 한 발언이 일파만파 논란이 되자, 기류가 급변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미국의 한 대학교 행사에서 발레와 오페라 장르에 대해 “더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그 분야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비판받았다. 뒤늦게 그는 해명했지만, 공연업계는 물론 영화계 내부에서도 경솔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영화 ‘시스터 액트’로 유명한 우피 골드버그는 “다른 사람의 예술을 깎아내리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오스카는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감독, 작가, 배우, 각 분야 스태프 등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소속 회원들이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하는 만큼, 영화계 안팎의 여론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에밀리아 페레즈’로 첫 트랜스젠더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가스콘은 과거 인종차별 발언이 밝혀지면서, 수상에 실패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오스카 전초전’인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샬라메는 지난 1일 액터어워즈(옛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조던에 밀려 남우주연상 수상에 고배를 마셨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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