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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WBC 8강에 올랐는데도 씁쓸한 이유

입력 2026-03-16 17:04   수정 2026-03-17 00:36

지난 7일 ‘세계 야구 축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한국과 일본 조별리그가 열린 일본 도쿄돔. 4만2000여 명의 관중 대부분이 홈팀 일본을 응원했다. 한국 응원단은 고작 1000명 남짓. 하지만 응원 열기만은 일본을 압도했다. 한국프로야구(KBO)의 여러 구단과 대표팀의 저지를 입은 이들은 목이 터져라 애국가를 제창했고 “대한민국”을 외치며 기운을 보냈다. 매해 1000만 관중을 넘어서는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KBO의 저력이 팬들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새삼 보여준 장면이다.

열정적인 응원 덕분인지 한국 대표팀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거들이 포진한 일본을 상대로 6-8의 선전을 펼쳤고, 호주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17년 만에 WBC 8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훌륭한 성과다. 하지만 이번 대회 내용은 여전히 쓴맛을 남긴다. 반드시 잡아야 했던 대만에 패배하고,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콜드게임으로 무너진 모습은 한국 야구의 빈약한 내실을 고스란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무너진 투수력은 이번 대회에서 민낯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 한국 투수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4.9㎞, 20개국 중 18위로 대만(149.5㎞)보다도 한참 뒤졌다. 세계 야구가 최첨단 장비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속 혁명’을 이룰 때 한국 야구는 제자리걸음만 반복했다. 구속 혁명의 흐름을 타지 못한 채 제구만 강조하는 ‘올드스쿨’식 스타일의 한계도 재확인했다.

유망주를 강력한 선발 투수로 인내하며 키우기보다 당장 성적을 내기 위해 불펜으로 돌려 쓰는 단기적 시야도 여전하다. KBO 구단들은 토종 투수를 키우는 어려운 길 대신 외국인 투수로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국내 리그 흥행을 위해 외국인 선수 의존도를 높이다가 국제 경쟁력을 잃고 퇴보한 농구와 배구의 길을 야구도 고스란히 따라가는 모양새다. 대부분의 선발을 외국인 투수가 꿰찬 상황에서 유망주들에게 ‘왜 마운드에 서는 꿈을 꾸지 않느냐’고 꾸짖을 수는 없다.

KBO는 올해도 흥행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이 크다. 오는 28일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부터 매진 행렬이 이어지며 뜨거운 야구 사랑이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팬들의 사랑에 걸맞은 수준의 야구를 선보이고 있는지 각 구단과 KBO는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스타는 앞서 선배들이 만든 뜨거운 명장면을 보고 꿈을 키우며 자라난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을 보고 자란 ‘베이징 키즈’ 이정후가 메이저리그를 밟았듯, 또 다른 꿈나무를 탄생시킬 명장면이 필요하다. 1000만 관중이라는 국내 대회의 흥행에 안주한다면, KBO의 황금시대는 결국 ‘우물 안 개구리’들의 잔치로 끝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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