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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숙을 주거시설로 오해했어도…대법 "분양 계약금 반환 안된다"

입력 2026-03-16 17:28   수정 2026-03-17 00:14

생활숙박시설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오해해 분양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금을 돌려달라는 수분양자들의 소송에서 대법원이 원심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1월 29일 수분양자 A씨 등 4명이 분양업체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쟁점은 생활숙박시설을 거주가 가능한 시설로 오인해 분양계약을 체결했는지 그리고 그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였다.

원고들은 2021년 J생활숙박시설 여러 호실을 분양받고 계약금을 지급했으나, 이 건물이 법적으로 숙박시설로 분류돼 주거용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계약 취소와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다.

2심은 분양업체가 광고와 상담 과정에서 거주가 가능한 것처럼 홍보했고 주거 제한 가능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며 원고들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분양 홍보물 일부에 ‘주거’ ‘거주’ 표현이 있지만 ‘법적 용도는 숙박시설’ 등 생활숙박시설이라는 정보도 함께 안내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생활숙박시설은 건축법상 숙박시설로 용도 변경 없이 주거용 사용이 허용되지 않는 시설이며 일부 주거 사용 사례는 관리·감독 미비 속에서 나타난 사실상 이용 형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계약서에도 건물이 생활숙박시설임이 명시돼 있고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불이익은 수분양자가 부담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대법원은 수분양자들이 주거용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한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분양자들이 주거용 사용을 동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그런 동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분양업체에 밝혔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동기의 착오’가 인정되려면 해당 동기가 상대방에게 표시돼 계약 내용에도 반영돼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판결로 평가한다. ‘주거’ ‘거주’ 등 문구가 포함된 홍보물만 믿고 계약했더라도 계약서와 확인서에 생활숙박시설임이 명확히 표시됐다면 주거 가능성 기대는 법적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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