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을 다시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에 동참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미국이 그동안 동맹국 안보를 지원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군이 주둔한 국가들의 보다 적극적인 군사 기여를 압박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와의 오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원유 수입의 1% 미만만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지만 다른 나라들은 훨씬 더 많은 양을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95%, 중국은 90%, 여러 유럽 국가도 상당량을 이 해협에 의존하고 있으며 한국도 약 35%를 들여온다"며 "이들 국가가 해협 안보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실제 상황과 일부 거리가 있다.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입에 대한 의존도는 한국 62%, 일본 69%, 중국 49% 수준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는 한국과 일본이 20~30%, 중국은 25% 정도다.
미국의 경우 2024~25년 원유 수입량의 7% 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동맹국의 안보 의지를 문제 삼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우리는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 왔지만 열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그 열의의 수준이 나에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어떤 나라에는 4만5000명의 훌륭한 미군 병사가 주둔해 그들을 위험으로부터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주한미군 병력은 약 2만850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4만 5000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며 잘못된 숫자를 언급한 적 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군이 주둔한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우리와 함께 빠르고 열정적으로 관여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일부 국가로부터는 좋은 도움을 받을 것이지만 어떤 나라에는 실망할 수도 있다"고 했다.

프랑스와 영국의 참여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그가 도와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도 전날 통화한 사실을 전하며 "영국도 관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서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5개국을 거론하며 군함 파견을 요청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의존도와 미국의 안보 지원 수혜 정도를 기준으로 참여를 촉구한 셈이다.
이런 기준을 적용할 경우 한국과 일본 등이 상대적으로 큰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7일째 이어지고 있는 대이란 군사작전에 대해 "이란이 우리와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그들이 우리 측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거론되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서는 "그가 죽었는지 살아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쪽 다리를 잃고 심각하게 다쳤다는 말도 있고 사망했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군사작전으로 이란 전역에서 7000개 이상의 군사·상업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개전 초기와 비교해 이란의 미사일 발사는 90%, 드론 공격은 95%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상승에 대해서는 "전쟁이 끝나면 유가와 인플레이션이 매우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