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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프로젝트' 뭐길래…혈세 600억 쓰고도 '총체적 부실'

입력 2026-03-17 14:25   수정 2026-03-17 14:32


문화체육관광부가 500억원 넘는 예산을 투입해 추진한 '실감형 광화문 프로젝트'가 기획·계약 관리 부실 등으로 상당수 콘텐츠가 조기 종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7일 '실감형 광화문 프로젝트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실감형 광화문 프로젝트가 사업 기획부터 계약 관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관리·감독이 미흡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 광화문 일대에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실감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문체부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 총 622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제작된 실감 콘텐츠 8종 가운데 정상적으로 운영 중인 것은 대한민국역사발물관 외벽에 설치된 '광화벽화'와 일회성 공연 '광화풍류' 두개에 그쳤다. 나머지 6종은 운영이 중단되거나 이전됐다.

감사 결과 문체부는 구현 장소와 콘텐츠 구성 등 핵심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콘진원의 사업계획을 승인하고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세부 계획 수립이 지연되면서 2020년 예산 260억원 중 90%가량이 다음 해로 이월되는 등 재정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콘진원은 설치 장소를 확보하지 않은 채 사업자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했고, 그 결과 일부 콘텐츠는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축소되거나 구현 방식이 변경됐다. 세종로공원에 설치된 ‘광화전차’ 체험관은 확보한 부지가 협소해 자율주행 방식 대신 고정형 어트랙션 형태로 축소 제작됐다.

증강현실(AR) 콘텐츠 '광화경'은 9GB가 넘는 고용량으로 개발돼 특정 기기에서만 구동됐고, 일반 스마트폰으론 쓸 수 없었다. 별도의 체험용 단말기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실제 이용자는 29일간 100여 명 수준에 그치는 등 활용도가 크게 떨어졌다.

운영 단계에서도 부실이 이어졌다. 콘진원은 연간 운영비 규모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했고, 운영비 부담과 이용 저조 등을 이유로 일부 콘텐츠는 운영 1개월 만에 종료됐다

안전성 검토 미흡 사례도 확인됐다. 제작비 26억원이 투입된 광화전차 체험관은 강풍에 취약한 구조였지만 안전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개관 52일 만에 철거됐다.

이 밖에도 계약상대자가 수행하지 않은 체험자센터 운영 과업에 대해 약 1억8800만원의 용역비가 부당 지급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문체부에 보조사업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요구하고, 콘진원에는 관련 직원 징계와 함께 과다 지급된 용역비 환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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