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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미드'가 현실로…한국판 '브레이킹 배드' 사건 터졌다

입력 2026-03-17 13:47   수정 2026-03-17 14:36


"내 인생 역대급 미드다."

2008년 1월부터 2013년 9월까지 미국에서 방영된 TV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는 미드 역사상 최고의 드라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마약을 제조하는 화학교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지금도 국내외 팬에게 회자되는 명작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후폭풍도 거셌다. 2014년 브레이킹 배드에 나오는 마약 제조법을 보고 필로폰을 만들어 유통한 쌍둥이가 국내에서 검거되는 등의 일화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베트남에서 마약 원료를 밀수입한 뒤 국내 모처에서 마약을 제조한 일당이 세관에 덜미를 잡혔다.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제조책인 20대 남성 A씨를 비롯해 베트남인 3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인천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들은 작년 7월부터 12월 사이 베트남발 항공특송화물로 사프롤과 MDP-2-P 글리시디에이트 등을 밀수입한 뒤 엑스터시(MDMA)를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관이 적발한 밀수입 원료는 총 5.4㎏으로, 약 2만943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경북 경산의 A씨 거주지 인근 주택가 빌라를 임차한 후 알약제조기 등 장비를 설치해 엑스터시를 만들었다.

A씨는 챗GPT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엑스터시 제조법을 찾고, 베트남 메신저인 '잘로'로 베트남 현지 공급책과 연락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시제품 제조 과정에서 세관이 이들을 검거하면서 실제 유통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세관은 작년 8월 태국발 국제우편 식료품 속에 숨긴 대마초 300g을 적발한 뒤 '통제배달'(마약을 바로 수거하지 않고 배달되게 한 뒤 현장에서 수취인을 검거하는 수사기법) 방식으로 밀수책인 20대 남성 B씨를 검거했다. B씨가 타고 온 차량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엑스터시 원료물질인 글리시디에이트 527g을 적발한 세관은 수사를 확대했다.

B씨의 전화번호와 화물 수취 주소 등을 분석해 동일한 조직이 반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통관 대기 화물을 찾아냈다. 여기서 사프롤과 글리시디에이트를 추가로 압수했다. B씨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제조책인 A씨와 범행을 도운 A씨의 여자친구 C씨의 존재를 확인하고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박헌 인천공항세관장은 "관세청이 MDMA 원료물질의 밀수입부터 국내 제조·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적발한 최초 사례"라며 "원료물질을 밀수입한 뒤 국내에서 직접 마약을 생산·유통하는 방식으로 수법이 변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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