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으로 자동차 부품사 업황이 어려워진 가운데 에스엘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폭스바겐을 제치고 글로벌 영업이익 2위 자동차 업체로 올라선 현대자동차그룹 차량에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수주 실적이 늘어난 덕분이다.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먹거리인 로봇에도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을 납품하고 있어 향후 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7일 에스엘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후 2시18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53% 늘어난 6만68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3개월 전과 비교해보면 주가는 53.21% 급등했다.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보면 주가 상승 폭이 확연하다.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 주가는 14.50%, 한온시스템은 31.16% 늘어나는데 그쳤고, HL만도는 오히려 -1.49%로 감소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에스엘의 올해 연매출 예상치는 5조5800억원, 영업이익은 437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7.8%로 관측됐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스엘 영업이익률 예측치가 한온시스템, HL만도 등을 두 배가량 웃돈다”며 “에스엘이 현대모비스에 이어 자동차 부품사 시총 2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날 기준 현대모비스 시총은 37조5633억원, 에스엘의 시총은 3조981억원, 한온시스템은 4조2282억원, HL만도는 2조4840억원이다.
에스엘은 LED램프 등을 앞세워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수주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 신형 전기차인 아이오닉 9, EV4 등에 에스엘 제품이 장착됐다. 기아의 해외 수출용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와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 거점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하는 차량에도 에스엘 제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엘은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먹거리인 로봇 사업에도 일찌감치 뛰어들어 주요 부품사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당시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자, 에스엘은 이에 맞춰 로봇 사업부를 설립해 사업에 나섰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스엘은 현대차의 ‘듀얼 소싱(dual sourcing)’ 전략에 따라 이동형 로봇 모베드(MobED)에 현대모비스와 함께 BMS를 납품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 로보틱스랩은 향후 3년간 모베드를 1만~1만5000대가량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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