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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장기화 우려…트럼프 "미중 정상회담 연기 요청"

입력 2026-03-17 14:55   수정 2026-03-17 15: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달 말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을 미루자고 요청했다. 당초 며칠이면 끝날 것이라고 했던 이란 전쟁이 한 달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시아 순방 계획에 관한 질문을 받고 “중국과 협의 중”이라면서 “가고 싶지만, (이란) 전쟁 때문에 이곳에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을 한 달 정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과 함께 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만 하고 새 회담 날짜가 언제쯤일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쟁 종료 시점에 관해선 이전과 달리 구체적인 기한을 거론하는 대신 “이번 주에 끝날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달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 주석과 회담할 예정이었다. 전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회담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이란 전쟁 때문에 회담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 등 동맹국에 주둔하는 미군 숫자를 거명해 가면서 다시 한 번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일본에 4만5000명 병력이 주둔해 있고, 한국에도 4만5000명, 독일에 4만5000~5만명이 있다”면서 “우리는 이 모든 나라를 지켜주고 있는데 내가 ‘기뢰 제거함이 있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관여하지 않을 수 있겠는지’ 묻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주둔 미군 수치는 한국 2만8500명 등 실제와 다르지만 그만큼 동맹도 미국의 전쟁에 기여해야 한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군함 파견을 요구받은 각국 정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국회에서 파병 요청이 있었냐는 질문에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그런 상황”이라면서 답변이 곤란하다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자위대 파견이 가능한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실제 파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독일이 군사적으로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더 큰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해헙 호위 같은 작전은 교전이 중단된 후에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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